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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 가맹점에 ‘이중 甲질’

입력 | 2014-08-05 03:00:00

커피값 할인 판촉비 떠넘기고… 인테리어 특정업체 강요 폭리
공정위, 19억4200만원 과징금, 카페베네 “일부만 부각… 억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카페베네가 통신사 제휴카드를 제시하면 커피 값을 깎아주는 판촉 행사를 벌이면서 관련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매장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특정 업체와 맺도록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법을 위반한 카페베네에 과징금 19억4200만 원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카페베네는 2013년 말 현재 매출액(1762억 원)과 가맹점 수(850개) 모두 1위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2010년 11월 이동통신사 KT에 가입한 회원들이 카페베네를 이용하면 모든 제품을 10% 할인해주는 판촉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 비용은 KT와 카페베네가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카페베네가 부담하기로 한 비용은 모두 가맹점주에게 떠넘겨졌다.

카페베네는 2010년에 가맹점주들과 ‘광고 및 판촉 비용은 함께 분담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맺었지만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전체 가맹점 173곳 중 40%가량이 과도한 비용 부담을 이유로 할인행사를 반대했는데도 카페베네는 일방적으로 행사 시작을 통보하는 등 판촉행사를 강요했다.

또 카페베네는 2008년 1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735개 가맹점 개설 계약을 맺으면서 매장 인테리어 공사와 장비 공급 계약을 특정업체와 맺도록 강요해 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카페베네가 2011년 3월 건설업 면허를 취득하기 전에는 계열사와, 취득한 이후에는 본사와 인테리어 공사 계약을 맺도록 강요했다. 가맹점주가 따르지 않으면 카페 개설 계약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 없도록 했다. 이 기간에 카페베네는 전체 매출의 56%에 이르는 1813억 원을 매장 인테리어 공사와 장비 공급 계약을 통해 올렸다.

이에 대해 카페베네 측은 “인테리어 공사와 장비 공급 건은 이미 시정된 문제이며, 본사에서 부담하는 판촉 비용도 많은데 통신사 제휴 할인행사만 부각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며 “카페베네가 마치 갑의 횡포를 부린 것처럼 비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