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들이 기념사업으로 기획한 ‘통일 대장정’ 자동차 랠리팀이 현재 러시아 극동지방을 달리는 중이다. 7월 7일 모스크바를 출발한 랠리팀은 시베리아와 연해주를 거쳐 이달 9일 북한으로 들어간다. 12대의 자동차에 분승한 30여 명의 고려인은 나진 원산 평양을 경유한 뒤 16일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1만5000km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조 바실리 고려인협회 회장은 “자동차 대장정이 통일과 남북관계를 푸는 데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고려인의 역사에는 우리 민족의 슬픈 과거가 담겨 있다. 연해주는 일제강점기 항일 투쟁의 전진기지 역할을 했다. 우수리스크에 있는 애국지사 이상설 유허비에는 나라 잃은 백성의 설움이 절절한 선생의 유언이 새겨져 있다. “나는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그 재마저 바다에 날린 후 제사도 지내지 말라.” 고려인들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는 수난을 겪었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