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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목자, 프란치스코]사람들에게 감동주는 것, 리더십의 원천

입력 | 2014-08-06 03:00:00

따뜻한 리더, 교황 프란치스코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지음· 이순미 옮김 198쪽·1만3500원·서울문화사




저자는 지난해 가톨릭교회의 교황 선출 선거인 콘클라베가 끝나기 전, 유일하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출을 점쳤던 이탈리아 출신 바티칸 전문 기자다. 저자는 교황의 유년시절부터 교황 선출 후 근황까지의 다양한 일화를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위대함을 강요하는 글이 아닌, 인간 베르고글리오의 따뜻한 감성과 인간미를 잔잔하게 소개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로마 가톨릭 교회가 혼란을 겪고 있던 시점에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의 교황 임기 마지막 해에 기밀문서 누출 사건, 일명 ‘바티리크스’ 스캔들이 터진 것. 기밀문서에는 교황청 내부의 권력투쟁과 뒷돈을 챙긴 바티칸 고위 성직자들의 비리 등이 담겨있었다. 사건 이후 베네딕토 16세가 고령의 나이를 이유로 사임한 뒤 교황 프란치스코는 무너진 바티칸의 신뢰를 진정성으로 다시 다져나가기 시작한다.

“제가 교황이니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교황은 세단과 수행원을 거부한 교황으로 유명하다. 그보다는 형제 추기경들과 함께 버스 타기를 더 좋아한다. 주교 신분이었을 때에도 비서를 두지 않았던 그는 교황이 된 뒤에도 수행원 도움 없이 직접 물건을 챙기고 가방을 싼다. 스스로 숙박비를 내지 않을 만큼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기에, 교황 선출 당일 직접 성직자 숙소의 숙박비를 계산했다. 이런 그의 모습에 되레 성직자 숙소 관계자들이 당황하면, “제가 교황이니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라고 힘 줘 말한다.

가톨릭 신자들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복음을 보여주는 교회’를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철저하게 자신의 행동으로 사람을 끌어 모은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교황의 보통성과 검소함에 사람들은 매료된다는 것.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주교를 역임하는 기간에도 친절하고 검소한 모습, 현명한 조언으로 모든 사제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대주교 시절 교황은 빈민촌의 폐휴지를 줍는 사람들과 실업자를 위해 수많은 미사를 집전했다. ‘빈민가의 교황’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저자는 이러한 인간적인 교황의 모습을 통해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은 무엇인지’를 제시한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기본으로 돌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주는 것’이야 말로 가장 핵심적인 리더의 원칙임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선정하는 ‘8월 청소년 권장도서’로도 선정됐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