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미사후 직접 면담… 광화문 농성 유족, 시복식 협조 긍정적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방준위)는 5일 서울 중구 명동길 서울대교구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교황께서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 참석하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생존 학생들을 직접 면담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 중 강론을 통해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로하는 데 이어 미사 뒤 경기장 내에 마련된 임시 제의실에서 생존 학생과 유족들을 따로 만난다. 이 면담에 참여할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
방준위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미사’ 장소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준위는 16일 시복미사의 세부적인 내용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교황은 한국 최대 순교 성지인 서소문 성지를 참배한 뒤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앞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며 신자들과 인사를 나눈다. 미사가 시작되면 교황과 공동 집전자인 염수정 추기경,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제대 앞에서 성호를 긋고 죄를 반성하는 참회 예식과 자비송을 바친 뒤 시복 예식에 들어간다. 제대 한쪽에는 성모상이 놓인다. 이 성모상은 복건을 쓴 아기 예수와 비녀를 꽂고 한복을 입은 성모로 구성돼 있다. 교황이 미사 중 앉을 의자에는 태극기의 4괘가 새겨진다.
순교자들을 복자(福者)로 선포하는 시복예식은 시복미사의 핵심이다. 시복미사의 분위기는 한국 교회의 시복청원에 이은 교황의 시복 선언으로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교황의 강론은 순교자의 삶과 죽음이 갖는 의미와 오늘날 신자들이 본받을 것에 관한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방준위는 1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북한 천주교 인사들이 참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방준위는 “천주교주교회의에 확인한 결과 북한 관계자들이 7월 말 여러 사정상 참석이 어렵다고 통보해왔다고 한다”며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북한 측이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5월 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는 북한 측에 미사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