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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땅굴파괴 완료”… 지상군 완전 철수

입력 | 2014-08-06 03:00:00

이집트 중재로 ‘72시간 휴전’ 돌입… 민간인 1850명 사망 ‘전쟁범죄’ 비난
NYT “양측 충돌 2008년 판박이”… 로켓공격서 휴전까지 똑같은 패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집트의 중재로 5일 오전 8시부터 사흘(72시간)간 휴전에 들어갔다. 이스라엘 정부는 지상군을 가자지구로부터 완전 철수해 한 달간 이어진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마무리 짓고 ‘방어’ 태세로 전환할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8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1850여 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땅굴을 파괴하는 성과를 올렸지만 중동 국가들뿐 아니라 우방인 미국으로부터도 민간인을 대량 살상하는 전쟁범죄자로 비판받는 처지에 몰렸다.

국제사회의 거센 압박 덕분에 당분간 휴전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이번 전쟁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온다. 그러나 근본적 해결은 아니어서 오래가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전쟁이 2008, 2009년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최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은 일정한 패턴을 지니고 있다. 대규모 지상군이 투입됐던 2008, 2009년과 비교하면 명확해진다”고 전했다. 제반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같은 충돌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양측의 두 차례 충돌은 ①하마스 로켓 공격과 이스라엘의 강력 대응 ②미국의 이스라엘 지지 ③하마스의 재공격 ④이스라엘 지상군 투입 ⑤유엔 개입 ⑥휴전 순으로 전개됐다.

이 때문에 2008, 2009년 휴전 이후 5년 만에 또다시 충돌이 일어난 것처럼 이번 휴전 합의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선 것처럼 보였지만 결과는 항상 제자리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을 그리며 제자리를 맴도는 ‘환상방황(環狀彷徨)’이라는 말로 이 현상을 설명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5년 전 충돌과 다른 점도 꽤 두드러진다. 이스라엘은 2008, 2009년 가자지구 침공 당시 하마스 로켓을 대거 파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는 하마스의 공격용 터널을 찾아 파괴하는 데 주력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지상군 투입으로 ‘하마스 땅굴’ 32개를 모두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스라엘은 재래식 땅굴에 노이로제 반응을 보여 왔다. 전쟁사학자인 제럴드 디그루트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 교수는 “땅굴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쪽이 첨단 무기로 잘 무장된 상대방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싸고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전면전이 아니라 게릴라전을 수행하는 데 땅굴만큼 좋은 수단이 드물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6년 6월 팔레스타인 하마스 병사들이 땅굴을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해 19세의 이스라엘 병사 길라드 샬리트를 생포했다. 당시 작전에 걸린 시간은 6분에 불과했지만 하마스는 샬리트를 5년 이상 감금하다가 결국 팔레스타인 죄수 1027명과 맞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 버락 오바마 행정부 들어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립 양상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길게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이스라엘의 유엔학교 포격을 두고 3일 이례적으로 “수치스럽다. 경악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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