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세제개편안]2기 경제팀 정책구상과 배경
다음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물가상승을 일정 부분 용인하면서 시중에 돈을 풀어 성장률을 높이는 거시경제정책이 추가된다. 재정, 세제, 금융을 통한 ‘경기부양 3종 세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 부진한 경기에 ‘3종 세트’ 부양책
정부는 기업에 저리대출을 늘려주는 통상적인 부양책으로는 경기를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선 지난달 24일 내놓은 경제정책 방향에서 재정자금 11조7000억 원 등 총 40조7000억 원을 올 하반기(7∼12월)부터 내년까지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에 세금제도를 바꿔 지원하는 자금은 중장기 부양책의 성격을 띠고 있다. 세제 개편 결과 당장 내년에 늘어나는 세수는 550억 원에 그치지만 2017년에는 1090억 원, 2019년 이후에는 2950억 원의 증세 효과가 나타난다. 이렇게 늘어나는 세수는 정부의 고정적 수입으로 잡혀 중장기 내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장단기 부양책이 효과를 내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투자가 회복되면서 경제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한다. 이 과정에서 현재 1%대인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다소 오를 수 있지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2.5∼3.5%)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한 성장세가 이어지면 물가상승이 반영된 ‘명목’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1% 수준에서 내년에는 6%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명목 성장률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세수가 2조 원 증가하는 효과가 있어 재정건전성에도 도움이 된다. 인플레이션이 일정 수준 발생하면 은행에서 빌린 돈의 가치도 떨어져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금리 인하 폭에 관심
반대 의견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서비스산업 육성, 내수경제 활성화 등 중장기적 전략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부양 과정에서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최근 여러 차례 “최저임금 수준을 단계적으로 올리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전문가들은 현 경제팀의 부양기조가 경제 주체들의 심리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경제 관련 법안이 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대주주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대기업 오너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며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최 부총리는 이날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만약 그분들(대기업 오너)의 소득을 100억 원 올리려면 몇조 원에 해당하는 배당을 늘려야 한다”며 “그 경우 경제에 몇조 원이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홍수용 legman@donga.com·김준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