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불안해 못다니겠다” 항의 서울시, 흙 다시 파내고 원인조사… 제2롯데월드 영향도 살피기로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근 왕복 6차로에서 나타난 ‘싱크홀’이 응급조치 이틀 만인 7일 또다시 침하됐다. 연이어 생긴 싱크홀로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관할 경찰서와 구청에는 ‘불안해서 지나다닐 수 없다’는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이날 “응급 복구했던 흙이 비가 내리면서 쓸려 내려가 메웠던 곳이 다시 내려앉았다”며 “싱크홀 차로는 교통을 통제하고 있어 큰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 조사를 벌이기 전에 부랴부랴 싱크홀에 흙을 채워 넣은 것을 두고 ‘땜질 식 처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5일 낮 12시경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나타난 싱크홀은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 규모였다. 발생 당일 서울시 동부도로사업소와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현장에 출동해 상수도관 파손 등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160t의 모래와 자갈, 토사를 채워 넣어 1차 응급복구를 마쳤다. 7일 조성일 서울시 도시안전실장은 “5일 취했던 조치는 어디까지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 복구였고 비로 인해 추가 침하될 우려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향후 추가 복구를 하기보다 싱크홀 원인 분석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로 한복판에 큰 싱크홀이 생긴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시는 관련 분야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이날 오후 싱크홀이 나타난 원인을 찾기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김학진 서울시 물관리정책관은 “내일은 장비를 동원해 싱크홀을 덮은 흙을 다시 파낸 뒤 원인을 찾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해당 지점 아래서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는 점 △하수관거와 상수도관이 지나고 있어 누수 가능성이 있다는 점 △제2롯데월드 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7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 인근 왕복 6차로에 또다시 발생한 ‘싱크홀’을 임시로 덮어놓은 모습. 5일 낮 12시경 서울 송파구 석촌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폭 2.5m, 길이 8m, 깊이 약 5m 규모였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