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주민들은 땅이 꺼질까 불안하다. 갑작스러운 땅 꺼짐 현상(싱크홀)이 걱정스러워 제2롯데월드 부근은 버스로도 지나가지 말라는 말까지 나온다. 어제는 석촌역 인근에서 이틀 전 10t 트럭 14대를 동원해 긴급 복구한 폭 2.5m, 길이 8m, 깊이 5m의 싱크홀이 또 발생해 행인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최근 잠실지역에 생겨난 4건의 싱크홀은 규모도 크지 않고 하수관 파손에 따른 토사 유실이 원인이었다. 이번 싱크홀의 직접적 원인은 도로 바로 아래를 지나는 지하철 9호선 공사나 하수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차적 견해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지나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일대에서 자주 생기는 싱크홀이 제2롯데월드와 무관하다고 단정 짓는 것도 성급하다. 123층짜리 롯데월드 타워를 짓느라 지하 37m까지 땅을 파면서 이곳으로 주변 지하수가 유입돼 지반이 침하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석촌호수로 유입되는 지하수 유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가 싱크홀과 제2롯데월드의 관련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싱크홀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하인리히법칙에 따르면 세월호 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29건의 경미한 사고와 300여 건의 크고 작은 징후가 있다고 한다. 그런 징후를 알아채지 못하거나 무시했을 경우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싱크홀이나 석촌호수 유량 감소 등 작은 징후를 무시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