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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즉위 기간 최장-최단 교황은?

입력 | 2014-08-09 03:00:00

교황 14∼18일 방한… 세계는 왜 프란치스코에 열광하는가
베드로 34년 재위… 우르바노 7세는 12일




12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인 교황은 어떻게 뽑히고 어떤 권한을 가질까.

교황청은 교회법에 따라 교황 궐위 후 15∼20일 사이에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를 개최한다. 콘클라베는 바깥세상과 완벽히 단절된 채 철통 보안 속에서 진행된다.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들은 이탈리아 로마의 시스티나 성당에 모인다. 투표에 앞서 비밀 엄수와 외부 개입 배제를 서약한다. 시스티나 성당도 도청장비 검사를 마치고 전파 차단기를 가동한다. 과거 로마 귀족 같은 외부 세력이 교황 선거에 입김을 불어넣을 소지를 차단하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전통이다.

투표는 3분의 2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무기명으로 계속된다. 보통 2∼5일이 소요되지만 1268년 그레고리오 10세 교황을 선출할 때는 회의가 열리고 2년 9개월 2일 동안 투표가 계속됐다. 1851년에도 54일간 투표하기도 했다. 새 교황이 선출되면 시스티나 성당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 올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직을 자진 사임하면서 새 교황에 올랐다. 교황이 생전에 교황직을 사임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드물다. 보통 선종(善終·가톨릭 신앙인의 죽음)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최고의 권한을 행사하는 교황이 스스로 사임을 발표하면 막을 수 없다. 폰시아노, 그레고리오 6세, 베네딕토 9세, 첼레스티노 5세, 그레고리오 12세가 사임했다.

교황은 로마 가톨릭 교회 최고 수장으로 교회 전체를 통솔하는 절대 권력을 가진다. 교황 말은 거역할 수 없고, 모든 법령도 교황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독립 자치국인 ‘바티칸 시국’의 원수이기도 하다.

역대 교황을 국적별로 보면 이탈리아 출신이 210명으로 가장 많다. 평균 재위 기간은 8년, 최장수 교황은 초대 베드로 교황으로 34년이었다. 최단기 교황은 1590년 우르바노 7세로 말라리아에 걸려 즉위식도 갖지 못한 채 12일 만에 선종했다. 레오 8세는 역사상 첫 평신도 출신 교황으로 먼저 주교로 서임된 뒤 즉위했다.

종교적 영성과 정치적 지도력을 발휘해 대교황 칭호를 받은 교황은 레오 1세와 그레고리오 1세 둘뿐이다. 레오 1세는 고대 교회의 초석을 다지고 그가 쓴 서간과 강론은 라틴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평가를 받는다. 중세 교황권을 확립한 그레고리오 1세는 미사 전례곡과 성가를 정리해 그레고리오 성가를 보급했다.

역사상 최악의 교황으로는 알렉산데르 6세가 꼽힌다. 정조를 지킬 것을 설교하면서 정작 정부를 거느리고 문란한 성생활을 즐겼다. 여러 여인 사이에 많은 자녀를 두고 아들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줬다.

야사(野史)에는 여자 교황 요한나(?∼857)도 있다. 여성임을 숨기고 교황위에 오른 그는 임신했고 행차 중에 길에서 출산하고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후대 교황 선출 때 하위 성직자가 고환을 만져보고 남자임을 증명하고 “그에게 고환이 달려 있다”고 외쳤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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