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정동영 “특별법 잘못” 비판 세월호특별법 野주장 고집않고 타협… 탈계파 당직 인사-안보 행보도 눈길
“잘할 겁니다. 한번 지켜보세요.”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을 놓고 당 안팎에서 우려가 제기되자 직전 지도부의 한 최고위원이 한 말이다. 박 위원장이 그동안 대여 공격수로 타협보다는 투쟁에 앞장선 강경파로 이름을 높였지만 비상 시기의 당을 맡아서는 달라진 리더십을 보일 것이란 얘기였다.
취임 후 나흘이 지난 8일까지의 박 위원장에 대해선 “옛날의 박영선이 아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여 투쟁 일변도의 모습이 아니라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대화하면서 극한 대치 국면으로 가던 세월호 특별법 처리 합의를 이끌어냈다. 박 위원장은 재·보선 직전까지만 해도 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주고 특검 추천권을 야당이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펼쳤지만 이번에 양보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11 대 4’라는 재·보선 참패 결과를 받아들고 ‘이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당이 존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박 위원장 변화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위원장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결단을 놓고 반발도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8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왜 특별법이) 유족들의 의견도 충분히 존중되고 국민의 합의에 의해서 처리가 안 되는지 조금 이해가 안 간다”며 비판했다. 박 위원장과 가까운 정동영 상임고문도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잘못됐다”고 가세했다.
박 위원장은 양해를 구하면서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그는 이날 유가족 면담을 통해 “진상조사위 구성 방식이 갖는 의미가 중요하다. 진상조사위는 유가족 참여 등 야당안이 관철됐다”고 설명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