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 3개국 외교 회담서 뜻 모아 北, 中-日과 잇따라 양자회담… 南-北은 별도 회담 갖지 않아
10일 미얀마 네피도에서 폐막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가국들은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 위협을 용인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국 정부는 ‘북핵 불용’이라는 표현을 회담 결과물인 의장성명에 반영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회의 직후 “한반도 긴장의 주된 원인이 북한 핵개발과 위협이고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심각한 위반이라는 점을 대부분의 외교장관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개발 원인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때문이며 최선의 통일방안은 고려연방제라고 주장했으나 다른 참가국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ARF는 아세안을 비롯해 남북한과 미중일러 등 27개국이 참가하는 안보협의체다.
남북 외교수장은 이번 회의 기간에 별도의 회담을 하지는 않았다. 9일 환영 만찬 기념촬영이 끝난 뒤 윤 장관이 이수용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자 이 외무상은 웃으며 응했을 뿐이다.
반면 이 외무상은 이날 기시다 일본 외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공식 양자회담을 가졌다. 최명남 외무성 부국장은 약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 북한의 관영 통신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반복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일 외교장관은 9일 별도 양자회담을 열었다. 양국 장관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번 회동은 일본의 거듭된 요청을 한국이 수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장관은 기시다 외상에게 “1년간 한일 관계를 회고해보면 좋은 소식보다는 그렇지 못한 소식이 많았던 것 같다”며 “일본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역사 인식, 교과서 검정 및 학습지도 요령 해설서 개정, 고노(河野) 담화 검증 및 방위백서 등으로 양국 관계가 크게 손상됐다”고 지적했다. 또 윤 장관은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진정성 있는 조치를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네피도=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