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역대 최단 개봉 12일만에 1000만 관객 돌파 백성을 향하는 忠과 義, 이념 떠나 모든 계층에 호소력 불황-사고 무력감 한국에 희망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째 역대 최단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가운데 관객들이 서울 용산 CGV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 보수 진보를 아우르는 ‘안티’ 없는 이순신
그러나 영화 ‘명량’은 ‘충’과 ‘의’를 달리 해석하며 약점을 극복했다.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다”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같은 이순신의 대사는 진보 진영에서도 매력적으로 받아들일 요소다.
여야 정치인 모두 ‘명량’ 열풍에 동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명량’을 봤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13일 관람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전 원내대표도 최근 트위터에 ‘명량’ 관람 후기를 올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변호인’(2013년·1137만 명)이나 혁명이 부각된 ‘레미제라블’(2012년·591만 명)처럼 진보 진영이 흥행을 주도한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 지금 한국은 ‘이기는 리더십’을 원한다
영화와 드라마 속 이순신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유현목 감독의 ‘성웅 이순신’(1962년) 등 3편의 이순신 영화가 나왔던 1960, 70년대엔 국난 극복의 상징이자 완전무결한 영웅이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의 드라마 ‘조선왕조 오백년-임진왜란’에선 엄격하고 강한 군인으로 그려졌다.
구가인 comedy9@donga.com·정양환 기자 손가인 인턴기자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