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이후 울돌목 관광객 다시 북적… 경남 통영-아산 현충사도 함박웃음
“이순신 장군이 우리를 살렸네요.”
전남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박진수 씨(59)는 요즘 영화 ‘명량’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으나 영화 흥행 돌풍으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식당 옆 울돌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진도타워를 다녀온 손님들이 영화 ‘명량’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세월호 사고로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었는데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명량’이 흥행가도를 달리면서 전남, 경남, 충남 지역 이순신 장군 관련 관광지가 북적이고 있다. 10일 해남군에 따르면 문내면 명량대첩 기념공원 입장객은 영화 개봉 전 주말인 지난달 26일과 27일 각 100여 명, 평일에는 수십 명에 그쳤지만 지난달 30일 개봉일에 230명이 다녀갔다. 1일에 848명을 최고로 하루에 500∼600명이 방문하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결혼 초기 살았던 고택, 활터, 거북선 모형 등이 있는 충남 아산시 현충사도 영화 흥행 덕에 관람객이 늘었다. 방문객은 영화 개봉 이후 첫 주말인 2일 2620명, 3일 2693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정도 늘었다. 관람객 박봉서 씨(41·여·대전 유성구)는 “영화를 본 뒤 초등학생 자녀에게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살아 숨쉬는 역사 현장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충사 측은 관람객이 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현재 열리고 있는 장검(長劍)특별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해남=정승호 shjung@donga.com
정재락·이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