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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하필 女속옷 옆에” 돼지뼈에 놀란 경찰

입력 | 2014-08-11 03:00:00

담양 댐주변 “여자 골반뼈” 신고… 국과수 38일만에 돼지DNA 밝혀




6월 29일 오후 2시 전남 담양군 광주댐에서 낚시를 하던 박모 씨(31)는 깜짝 놀랐다. 물이 빠져 바닥이 드러난 곳에 흰색 브래지어, 팬티, 양말과 30∼40cm 크기의 뼛조각 3개가 있었기 때문. 박 씨는 “여자 속옷과 골반뼈 같은 게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담양경찰서 형사들은 의문의 뼛조각 3개를 동물의 것으로 추정했지만 한 장의사는 “여자의 골반뼈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혹시나 여성을 살해한 뒤 수장한 것은 아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뼛조각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관 60여 명을 투입해 댐 주변을 사흘 동안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

그러나 5일 국과수는 “유전자 분석 38일 만에 뼛조각들은 모두 돼지 뼈로 확인됐다”고 경찰에 알려왔다. 유전자 분석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의 신원을 확인한 과학수사 기법. 유 전 회장은 시신 대퇴부 부위 뼈를 절단해 유전자 분석을 했고 신원을 확인하는 데 40일이 걸렸다.

경찰은 댐 주변에서 굿을 하면서 돼지를 제물로 바쳤던 것으로 보고 10일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필 굿판에 쓰인 돼지 뼈가 여자 속옷 주위에 떨어져 살인사건으로 오해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담양=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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