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종교 믿는 야지디족 박해… 살해위협 피해 4만명 산악 피신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지하드 전사가 돼라. 아니면 모두 죽게 될 것이다.”
이라크 북부의 야지디족 주민 타리끄 씨(33)는 3일 오전 9시경 이 같은 ‘최후통첩’을 받았다.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이 집 문을 두드리더니 총을 겨누며 한 말이다.
인구 70만 명의 야지디족은 인종적으로는 쿠르드족이지만 종교는 조로아스터교(배화교), 기독교, 이슬람 등의 교리가 복합된 고유의 종교를 갖고 있다. IS는 이미 이라크 제2도시 모술 등지에서 개종을 거부하는 야지디족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참수한 바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타리끄 씨는 가족과 함께 신자르 산꼭대기까지 피신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산악지대에 고립된 야지디족을 구하기 위해 지금까지 4만 L가 넘는 식수와 5만2000명분의 비상식량을 수송기편으로 공수했다. 영국 국방부도 10일 구호물자 공수 작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