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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하반기들어 횡보장세… 주식 시장은 ‘머쓱’

입력 | 2014-08-12 03:00:00

이라크 공습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
14일 금리인하 여부가 최대 변수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급등했던 코스피의 숨고르기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씩 꺼져가고 있는 데다 우크라이나와 이라크에 대한 우려로 글로벌 증시도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물경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높지 않아 주식시장이 다시 반등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대외 악재에 발목, 도로 ‘박스권’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8.27포인트(0.41%) 오른 2,039.37로 장을 마치며 모처럼 웃었다. 이에 앞서 지난주 코스피는 대외 악재에 나흘 연속 하락하며 40포인트 넘게 추락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박스피’(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상태)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글로벌 시장의 사정도 어려워졌다. 올해 상반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던 세계 주식시장은 하반기 들어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달 초 사상 최초로 17,000을 돌파했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16,553.93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도 지난달 말을 고점으로 하락 중이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MSCI 전세계지수(AWCI)는 올해 상반기 5% 상승해 지난달 3일 433.79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한 달간 427∼433에서 ‘옆걸음질’을 하고 있다.

세계 증시가 이처럼 약세로 돌아선 것은 신흥국의 금융 불안, 세계경제의 더딘 회복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공습 승인,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무역 보복 조치 등이 글로벌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 “금리 인하 여부에 코스피 상승폭 달려 있어”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는 이상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국 주식시장이 박스권을 뚫고 다시 올라갈 힘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많지만 개선 추세가 더딘 것이 문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종합해 보면 올해 하반기 기업들의 이익이 상반기보다 16% 정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하지만 2000년 이후 하반기 순이익이 상반기의 70∼80%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기업 실적이 이처럼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코스피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지도 관심거리다. 지난달 4조701억 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1729억 원을 사들이는 데 그쳤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주가는 직전 고점이었던 2011년 7월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며 “외국인들이 이제 한국 주식이 비싸졌다고 생각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14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기활성화 정책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낮추면 주식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현재 2.50% 수준에서 0.25%포인트 인하할 경우 코스피가 60∼70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