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장 전통시장 진출기]<1>‘성공이야기’ 창업 오디션 현장 시장에 ‘인생’을 건 젊은 도전자들… 창업코치 강사 말에 귀 ‘쫑긋’ 경기도 19일 5명 선발 창업자금 지원
조중연 용인송담대 유통과 교수가 지난달 2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청년상인 성공이야기 만들기’ 사업에 지원한 예비 청년상인들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수원=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지난달 2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의 한 강의실에 ‘제2의 오빠네 과일가게’를 꿈꾸는 청년들이 모였다. 동아일보와 채널A,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경기도가 공동 주최하는 ‘청년상인 성공이야기 만들기’ 사업에 도전한 예비 청년상인들이었다.
○ 저 하늘의 별을 잡자
‘못난이꽈배기’ 좌판 연 윤종명씨
“여러분, 40대까지 돈을 얼마나 벌고 싶어요?”
긴장감과 설렘으로 얼어 있던 참가자들의 눈이 순간 열정으로 일렁였다.
“60억 원요! 어제 친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이야기했어요. 딱 그만큼만 벌면 좋겠다고요.” 한 30대 여성 지원자가 당차게 답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조 씨는 “잘되는 전통시장일수록 젊은 사람이 많다”며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전통시장은 틈새시장이며, 60억 원도 헛된 꿈이 아니다”라고 의지를 북돋았다.
내년이면 40대로 접어드는 윤종명 씨(39)는 최근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한 중소유통업체에서 근무하다 올해 4월 퇴직한 그는 가족들과 함께 전통시장 투어를 하면서 사업을 구상했다. 그러던 중 고향 충남 천안시 남산중앙시장의 꽈배기 달인에게서 비법을 전수받았다.
윤 씨는 퇴직금 4000만 원을 투자해 이달 경기 의정부시 제일시장 안에 못난이찹쌀꽈배기 좌판을 열었다. 창업 첫날 매출은 60만 원. 월급쟁이 시절 일당보다 훨씬 많은 돈을 손에 쥐었다. 그는 “단지 호구지책으로 전통시장을 선택한 게 아니다. 대박을 터뜨려 사업을 확장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 야구선수, 교사 출신도 도전
프로야구 꿈 접고 제2도전 김시언씨
김시언 씨(28)는 고교 시절까지 10년 동안 야구선수로 활약하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프로 진출의 꿈을 접은 청년이다. 뒤늦게 중국 유학을 떠나 베이징에서 취업에 성공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김 씨의 사업 아이템은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함께 제공하는 ‘철판요리’다. 제주산 흑돼지 고기와 값싸고 품질이 좋은 미국산 블랙앵거스 쇠고기를 사용해 가격 대비 품질 만족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창업 예정인 경기 의왕시의 거점 상권분석까지 철저하게 마쳤다”며 “꼭 성공해 중국시장으로도 진출하고 싶다”말했다.
체육교사 대신 창업준비 최창락씨
최 씨는 과일 소매에 생과일주스 판매를 더해 전통시장 고객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그는 매일 새벽 농수산물 경매장을 찾아 값싸고 품질 좋은 제철 과일을 고르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 최 씨는 “창업 초기에는 과일을 사는 고객에게 생과일주스를 무료로 제공해 홍보할 예정”이라며 “고객과 대화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제철 과일과 그 효능을 알려주면서 친근하게 다가가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문규 경기전통시장지원센터 컨설턴트는 이들에 대해 “인턴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거쳐 적성을 고민한 끝에 창업을 결심한 청년이 대부분이라 사전준비가 충실하고 태도도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최 컨설턴트는 “다만 장사 경험이 없는 데다 자본금이 달리고, 마케팅이나 회계 처리가 경력자에 비해 부족한 것이 흠이지만 지자체들이 제공하는 교육을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19일 ‘청년상인 성공이야기 만들기’ 최종 선발자 5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선발된 청년상인들에게는 창업 사전교육과 임차료 등 창업자금 일부 지원, 마케팅 및 홍보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수원=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