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D-2]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복미사용 제의 만든 6人의 수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의를 제작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마리아 쟌나, 마리아 젬마, 마리아 파체, 마리아 훼델레, 마리아 안칠라 수녀(왼쪽부터). 수녀 한 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촬영에서 빠졌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서울 강북구 도봉로46길에 위치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관구장인 마리아 쟌나 수녀와 마리아 파체 수녀가 수녀회 지하 1층에 위치한 옷 보관소 문을 열자마자 2200여 벌의 제의(祭衣)가 한눈에 들어왔다. 쟌나 수녀는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미사 때 교황이 입으실 제의는 물론이고 미사에 참여할 염수정 추기경과 주교 100명, 사제 2000명이 입을 제의를 보관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이 제의들은 수녀 6명의 손에서 태어났다. 수녀들은 이 수녀회 관례에 따라 실명을 쓰지 않고 있다.
서울 강북구 도봉로46길에 위치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본관 작업실에서 마리아 안칠라 수녀가 옷감에 수를 놓고 있다. 수녀 6명이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시복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염수정 추기경, 사제 등 2000여 명이 입을 제의를 제작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수녀들이 제작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의. 교황방한준비위원회 제공
교황 제의 디자인 도안이 확정된 뒤 수녀 6명은 수틀에 앉아 4개월가량 한 땀 한 땀 수를 놓았다. 주로 자수 작업에 참여한 마리아 훼델레 수녀는 “조각 천에 수천 번 연습한 뒤 본제작에 들어갔다. 옷감 천이 워낙 섬세하고 얇다 보니 재봉틀을 쓸 수 없었다. 시행착오 과정이 많았다”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놓다 보니 옷감이 실을 잘 소화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수녀 6명의 세례명에 모두 ‘마리아’가 들어간다”며 “성모님처럼 기도하는 마음으로 교황님 가시는 걸음마다 평화의 메시지가 전달되고, 그리스도를 만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다”고 덧붙였다. 수녀 6명은 16일 광화문 시복미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