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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잇단 작품 철거… 3주앞 광주비엔날레 파행

입력 | 2014-08-12 03:00:00

홍성담 그림 전시유보 결정 반발…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도 사퇴




11일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광주 북구 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참여 작가들이 출품작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올해 10회째를 맞은 광주비엔날레가 개막을 3주 남짓 앞두고 파행을 겪고 있다.

8일 시작한 20주년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1980 그 후’ 전시 부문 참가작인 홍성담 작가(59)의 그림 ‘세월 오월’ 전시가 유보된 데 이어 동료 작가들이 이에 반발해 11일 잇달아 작품을 철거했다.

홍성민 정영창 작가와 함께 이날 출품작을 철거한 이윤엽 작가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모티브로 하는 광주비엔날레가 정치적 이유로 홍 작가의 작품을 걸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홍 작가의 작품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내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치욕”이라고 말했다. 비엔날레 재단 측은 “사전 철거 통보가 없었지만 작가 의사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10일에는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를 맡은 윤범모 가천대 회화과 교수가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사퇴했다.

사태의 발단이 된 ‘세월 오월’은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회화.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로 광주시립미술관 외벽에 걸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그린 부분에 대해 광주시가 수정을 요구하자 홍 작가는 박 대통령 대신 붉은 닭을 그렸고, 논란 끝에 전시 유보 처리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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