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그림 전시유보 결정 반발… 특별프로젝트 책임큐레이터도 사퇴
11일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광주 북구 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참여 작가들이 출품작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8일 시작한 20주년 특별프로젝트 ‘달콤한 이슬-1980 그 후’ 전시 부문 참가작인 홍성담 작가(59)의 그림 ‘세월 오월’ 전시가 유보된 데 이어 동료 작가들이 이에 반발해 11일 잇달아 작품을 철거했다.
홍성민 정영창 작가와 함께 이날 출품작을 철거한 이윤엽 작가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모티브로 하는 광주비엔날레가 정치적 이유로 홍 작가의 작품을 걸 수 없다고 결정했다”며 “홍 작가의 작품이 걸리지 않은 상태에서 내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치욕”이라고 말했다. 비엔날레 재단 측은 “사전 철거 통보가 없었지만 작가 의사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사태의 발단이 된 ‘세월 오월’은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비서실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회화. 가로 10.5m 세로 2.5m 크기로 광주시립미술관 외벽에 걸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그린 부분에 대해 광주시가 수정을 요구하자 홍 작가는 박 대통령 대신 붉은 닭을 그렸고, 논란 끝에 전시 유보 처리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