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개개인 장점 살리는 농구 지향 모비스전 연패 끊으면 더 성장할 것
농구 스타에서 ‘초보 사령탑’으로 변신한 이상민 삼성 감독이 7일 농구단 훈련장이 있는 경기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 감독실에서 농구공을 든 채 포즈를 취했다. 4월 감독에 선임된 그는 “재미난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웃었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부항 자국은 고민의 흔적이다. 농구 명가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삼성 감독으로서 그만큼 져야 할 짐이 많고 무겁다는 얘기다.
감독에 선임된 지 4개월. 이 감독은 여전히 적응하고 있다.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지도 방향은 그려졌다. 성급한 개혁은 시기상조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약한 전력 탓만 해서도 안 된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팀 전력 구성이 마음에 안 든다는 생각을 하는 자체가 핑계”라며 “부족한 점을 조금씩 채워가며 선수들이 달라지는 점을 보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지난 시즌 삼성의 성적은 8위. 결정적인 고비 때마다 패한 적이 많았다. 이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용병에게만 골밑 수비를 의존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모두 협력하여 리바운드 수를 늘리라고 요구했다.
이 감독 스스로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현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이겨 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감독에게 유 감독은 특별하다. ‘롤 모델’이다. 대학 시절 은사이기도 하다. 이 감독이 연세대에 들어간 이유도 중학교 1학년 때 ‘연세대 가드’ 유 감독을 보고서다. 삼성은 모비스에 14연패를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모비스를 상대로 한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어요. 모비스만 만나면 잘 안 돼요. 저희 선수들이 모비스를 이기면 더 성장할 것 같습니다.”
이 감독은 철저한 분업 농구, 희생과 소통이 결합된 농구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선수 시절 모습 그대로 여전히 날씬한 체격의 이 감독은 “살 찔 틈이 없다”며 작전판을 보고 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