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區 재정자립 최악 불황여파 稅收 4년새 4000억 줄어… 써야할 돈은 7조원서 9조로 껑충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1742억 ‘구멍’… “국가지원 없을땐 차질 불가피”
○ 기초연금, 무상보육 ‘막막’
올해 25개 자치구의 전체 지방세수는 3조1000억 원 정도다. 2010년 3조5000억 원에 비해 4년 새 4000억 원이나 빠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세수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취득·등록세가 준 것이 원인이다. 반면 써야 할 돈은 7조2000억 원에서 9조2000억 원으로 2조 원이나 늘었다. 대부분 기초연금, 무상보육비, 영·유아 예방접종비 같은 복지 비용인데 올해 2조2822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예산은 2조1323억 원만 편성돼 1742억 원이 모자란다. 서울시와 자치구가 각각 부족한 588억 원, 1154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기초연금 예산을 지급할 수 있는 자치구는 종로·송파·중구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들을 제외하고 자치구별로 추가로 돈을 확보하지 못하면 기초연금은 사실상 중단된다.
서울시는 자치구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라고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안전 도로 등의 예산을 끌어와 메워야 할 상황이다. 특별교부세 400억 원 정도를 더 내려 보낼 예정이지만 여전히 200억 원 이상 필요하다.
무상보육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필요한 예산은 2057억 원이지만 1596억 원 정도만 편성돼 있다. 461억 원 이상이 부족하다. 강남·구로·마포구 정도가 자체적으로 사업을 꾸릴 수 있다.
자치구의 한 관계자는 “특별교부금, 예비비를 다 긁어모아 복지비로 쓴다 해도 10월 전후가 고비”라며 “국가에서 지자체에 지원하는 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려주지 않는 한 내년에도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치구의 수입이 줄면서 평균 재정자립도도 33.6%까지 떨어졌다. 2005년(54.7%)보다 21.1%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2008년을 제외하고 매년 1.5∼4.2%포인트씩 급락했다.
재정자립도가 50% 이상인 곳도 △강남구(64.3%) △중구(63.5%) △서초구(63%) △종로구(55%) 정도. 10곳 이상이던 2005년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전체 구의 절반 이상인 19곳의 재정자립도가 20∼30%대.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곳은 노원구로 17.2%로 강남구의 3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어 강북구(20.4%)와 도봉구(21.2%)도 열악하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