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달린다!’ 2회를 맞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위해 서울과 부산을 바쁘게 오가며 ‘웃음전도사’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 제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 개그맨 김준호
“페스티벌 2주 남기고 협찬·섭외 온힘
내가 ‘개그 대통령’ 되면 인지도 한 몫
국가대표 코미디축제 향해 주먹 불끈”
모두가 여름 휴가로 잠깐이나마 일상의 여유를 즐기는 요즘, 개그맨 김준호(39)는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1박2일’, ‘인간의 조건’ 등 방송 스케줄과 함께 부산에서 열리는 제2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Comedy Festival·BICF) 집행위원장 역할까지 도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최근 ‘1박2일’에서 유독 잠을 이기지 못하던 모습이 떠오른다는 말에 그는 “어디 가든 머리만 대면 잔다”고 웃으며 체력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처음 개막한 BICF는 아시아 최초로 열린 코미디페스티벌이라는 점과 국내 개그맨들은 물론 해외 공연팀의 화합을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김준호의 평가는 냉정했다. “점수로는 30점이다. 홍보 부분이 가장 아쉽고, 사비를 들여야 할 만큼 예산을 현명하게 쓰지도 못했다”고 돌아봤다.
얼마 전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을 만나 여러 조언을 구했다는 김준호는 “1회의 경험을 무기삼아 올해는 다양한 콘텐츠로 보강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례로 부산 지역 고교생 3000명을 무료로 초대하는 이벤트도 기획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에 많은 학생들이 희생되지 않았나. 페스티벌이 열리는 지역의 학생들만이라도 웃음을 통해 희망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고 설명했다.
김준호는 BICF가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그 이후의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그는 “5년쯤 뒤에는 코미디페스티벌에 영상콘텐츠 부문도 포함시킬 생각이다. 일본 요시모토흥업은 개그맨들을 작가와 감독으로 트레이닝하는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한국에도 개그맨으로 데뷔했지만 기획력이나 연출력이 좋은 이들이 많다. 이들을 위한 무대도 꼭 내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그맨 김준호’라는 자체 콘텐츠와 파워도 막강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준호는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내가 ‘코미디 대통령’이 되어야 예산도, 협찬도, 섭외도 수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몸이 힘들지만 ‘개그콘서트’ 등 방송 활동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 축제 브랜드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