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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갑렬 前대사 ‘兪도피’ 주도”

입력 | 2014-08-13 03:00:00

검찰, 兪일가 수사… 21명 기소 “오씨, 수사상황 전하며 도피 지원”
兪씨 사진 1장에 17억원 등 1793억 빼돌렸지만 ‘공소권 없음’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12일 중간 수사발표 브리핑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을 ‘공소권 없음’ 처분하고 매제인 오갑렬 전 체코대사(60)는 그의 도피를 총괄 기획한 혐의(범인도피교사)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 전 대사는 4월 말∼5월 10일 유 전 회장에게 수시로 편지를 보내 검경의 수사 상황과 여론 동향,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도피 지원 계획을 전한 혐의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김 엄마’ 김명숙 씨(59)의 친척 A 씨 집에서 압수한 총기류와 현금 5만 원권으로 된 15억 원을 공개했다. 총기류는 가스총 2정, 권총 2정, 공기권총 1정이었고 실탄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구슬 형태의 탄환과 납덩어리 수십 개였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44)를 청해진해운 등 계열사에서 73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하는 등 유병언 일가 5명, 측근 5명, 계열사 사장 8명 등 총 18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사진 대금, 상표권 사용료, 고문료,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청해진해운 등으로부터 약 1793억 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및 배임)다.

이 때문에 청해진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정원보다 많은 승객을 태우거나 과적, 불법 선박 구조 변경을 일삼았고 안전교육마저 소홀히 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 일가는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 파일을 자신들이 설립한 국외 법인에 보내고 해당 법인에서 인화한 사진 가격을 부풀려 국내 계열사가 다시 수입하는 수법으로 약 446억 원을 빼돌렸다. 계열사인 ㈜천해지는 사진 선급금으로 183억 원을 지급했지만 사진 물량이 부족하자 한 장을 17억 원(사진명·Waves on pond)으로 책정해 구입하기도 했다.

유 씨 일가는 또 1300여 개 상표권을 등록하고 계열사가 해당 상표를 사용하도록 한 뒤 상표권 사용료로 수백억 원을 챙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꼬들꼬들 오돌오돌 라면’ ‘힘쎄지’ ‘역세지’ ‘다이아&골드우유 넓은 바다 한복판 푸른 섬 제주에 한라산 백록담에 정기를 받아 건강하게 큰 소의 젖’ 등 황당한 상표가 대부분이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횡령과 배임액이 1291억 원, 내지 않은 세금은 159억 원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돈과 그가 차명으로 숨겼을 재산을 찾아내 세월호 희생자 배상금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것도 검찰의 과제다. 검찰은 그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양회정 씨(55)와 차명 재산을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엄마’ 김 씨의 처벌 수위를 곧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엄마 친척집서 압수한 총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이 12일 인천 남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김 엄마’의 친척 A 씨 집에서 압수한 총기 5자루와 현금 15억 원을 공개했다. 현금은 모두 5만 원권으로 담겨 있다. 검찰은 9일 경기 안성시 금수원 인근 A 씨의 집을 압수수색해 이들을 확보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유병언 전 회장 및 기복침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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