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된 매실밭 250m 앞 도로, 지팡이 짚은 백발노인 걸어가 兪 확인되면 사망시점 유력단서
5월 29일 오전 11시 반경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삼거리 인근 한 공장 폐쇄회로(CC)TV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노인(흰색 원 안)이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독자 제공
유 전 회장은 5월 26일경 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될 뿐 6월 12일 매실밭에서 시신으로 발견되기까지의 과정은 베일에 가려 있었다. 화면 속 노인이 유 전 회장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을 밝힐 유력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동영상은 보존기간인 한 달이 지나 자동 삭제된 것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최근 복원해낸 것이다.
동영상 속 노인이 유 전 회장일 경우 그는 5월 26일경 별장 비밀공간을 빠져나와 계곡을 따라 이동한 뒤 29일 오전 매실밭 인근으로 발길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의 사망 추정 시점도 29일 오전 이후로 특정될 수 있다.
다만 이 CCTV 영상은 흑백인 데다 화질이 나빠 영상 속 인물의 신원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 영상을 정밀 감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최근 경찰에 “판독이 어렵다”고 통보했다. 경찰은 주변의 CCTV 화면을 추가로 확보해 영상 속 인물의 동선과 인상착의를 대조해 유 전 회장인지를 최종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유 전 회장 시신 옆에 있던 천가방에 들어 있던 열매 19개가 청미래덩굴 열매인 망개나무 열매 16개, 매실씨앗 3개라는 국과수의 감식 결과를 통보받았다. 유 전 회장이 도주하던 중 배가 고파 이들 열매와 씨앗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 또 유 전 회장이 갖고 다녔던 지팡이는 매실나무 가지로 확인됐다.
변종국 bjk@donga.com / 순천=이형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