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로 올라간 YS는 수면 중인 DJ와는 대화를 못 나누고 부인 이희호 여사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15분 만에 병실을 나선 YS는 “두 분이 화해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제 그렇게 봐도 좋다. 이제 그럴 때가 됐다”고 했다. 22년 만의 화해 선언인 셈이다. 양김의 병상 화해는 민주화운동을 함께 해온 사람들뿐 아니라 YS를 지지한 국민과 DJ를 지지한 국민 사이의 거리감마저 메워주는 느낌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0년 넘게 전립샘암 등으로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서울 연희동 자택으로 이틀 연속 찾아가 문병했다는 소식이다. 육사 동기인 두 사람은 1979년 12·12쿠데타를 함께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5공과 6공에서 차례로 대통령을 지낸 친구 사이였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취임 뒤 ‘5공 청산’ 차원에서 전 전 대통령이 2년 동안 백담사로 쫓겨 가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YS정권 때인 1996년 내란죄로 나란히 구속 기소돼 수감생활을 한 이후에도 서먹한 사이로 지냈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