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소속팀 레버쿠젠의 반대로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의 합류 불발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은 전력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손흥민과 레버쿠젠은 7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방한 친선경기를 펼친 바 있다. 스포츠동아DB
■ 레버쿠젠 차출 거부…축구협 엔트리 제외 공식화
레버쿠젠, 축구협 ‘16강 이후 합류’ 재요청도 거부
이 감독, 손흥민 대체 와일드카드 이명주 등 고려
28년 만의 AG 우승 먹구름…오늘 최종 엔트리 발표
손흥민(22·레버쿠젠)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출전이 끝내 불발됐다.
● 원점으로 돌아간 엔트리 논의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는 12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기술위원회를 거쳐 윤곽이 잡혀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빠지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복수의 축구협회 관계자들도 “원점에서 새롭게 구상해야 했다”고 밝혔다.
3장의 와일드카드(23세 이상)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당초 이광종 감독은 공격력 보강을 위해 김신욱(26), 문전 안정 차원에서 골키퍼 김승규(24·이상 울산현대)를 선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남은 한 자리는 공격과 수비에 두루 능한 이명주(24·알 아인)가 유력했다. 중앙 미드필더 신형민(28·전북현대)도 후보군에 있었지만,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손흥민 합류’를 근간으로 최종엔트리를 구상해왔다.
그러나 레버쿠젠발 돌발상황으로 인해 손흥민의 주 포지션인 왼쪽 측면을 채우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물론 이명주에게 손흥민의 자리를 맡기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또 다른 자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엔트리의 연쇄 변경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이 감독은 이에 예비엔트리 전원(30명)을 대상에 올려놓고 하나하나 다시 추려나갔다.
● 비상 걸린 한국축구, 불편한 손흥민
한국축구 전체로나, 손흥민 개인적으로나 손해가 여간 큰 것이 아니다. 손흥민은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해 꼭 필요했다. 1986년 서울대회 이후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노리는 한국축구에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손흥민은 일찌감치 핵심이었다. 유럽에서도 ‘대세’가 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히 출전해온 그는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뛰고 있어 아시아권 또래 선수 중에선 단연 ‘톱 클래스’였다. 이광종 감독도 오래 전부터 손흥민의 발탁을 시사해왔고, 레버쿠젠이 최종 통보를 하기 전까지도 “(손흥민을 고려해) 먼저 19명 명단만 발표한 뒤 (최종엔트리를 제출할) 15일까지 기다리겠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