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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의 성자’ 분단의 땅에

입력 | 2014-08-14 03:00:00

프란치스코 교황 14일 방한
4박5일 일정… 평화메시지 주목, 朴대통령 서울공항서 영접 예정




‘빈자(貧者)의 성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오전 10시 반 서울공항으로 입국한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역대 세 번째로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교황은 현지 시간 13일 오후 4시(한국 시간 오후 11시)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서 알이탈리아 항공 AZ 4000 특별 전세기편으로 왼손에 검은 가방을 직접 들고 탑승했다. 이탈리아 국기와 교황 문장이 장식된 비행기에는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등 약 30명의 공식 수행단을 포함해 100여 명이 탑승했다.

현지 날씨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공항에는 교황의 출국을 알리는 안내가 없어 이용객 대부분은 출국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공항 측은 X선으로 가방을 검색하는 평상시와 달리 손으로 일일이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살폈다. 기자단과 수행원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오르면서 전세기는 한국으로 향했다.

교황청은 출발에 앞서 기내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전세기가 영공을 통과하는 중국과 몽골, 러시아 등 10개국에 대해 인사말을 전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60년 만에 처음으로 영공을 통과하는데 중국에 신의 가호와 평화가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이날 비행기에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CNN, ABC, AP, 르피가로, 보스턴글로브 등 70명 안팎의 각국 취재진도 탑승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아시아 방문길을 동행 취재한다. 교황의 전세기엔 일등석 없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만 있다. 78세의 교황은 다른 공식수행단과 똑같이 비즈니스석 첫 줄에 앉아 11시간 반 동안 비행한다. 교황은 4박 5일간의 방한 기간 동안 20여 개 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교황청 대변인 롬바르디 신부는 “한국에서 세월호 사건 생존자 및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등 많은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아픔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교황 방한 메인프레스센터 축복식 강론에서 “교황 방한은 한국 교회와 사회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교황의 방한을 환영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오전 서울공항으로 나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영접한다. 1984년과 1989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때도 전두환, 노태우 당시 대통령과 3부 요인이 공항까지 나가 영접했다.

로마=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김갑식·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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