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소홀로 세월호 희생 증가 결론, 법무부에 통보… 국가배상 영향줄 듯 “현장 도착후 당황해 퇴선명령 못해… 선체진입 명령 받았지만 깜빡 잊어” 최초 출동 123정장 황당한 증언
검찰이 세월호 침몰 당시 해경의 부실한 구조로 희생자가 크게 늘었다고 결론짓고 관련 책임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린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검찰은 최근 이런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했으며 향후 국가배상 소송이 제기될 경우 국가 측을 대리할 법무부는 검찰 측 의견을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검찰 “국가에 민형사상 책임 있다”
13일 대검찰청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세월호 희생자의 카카오톡 및 휴대전화 교신 내용을 토대로 추정한 희생자들의 마지막 위치와 배의 기울기, 당시 해경의 움직임과 구호조치상황을 시간대별로 분석했다. 그 결과 해경의 신속한 탈출명령과 구조 조치가 있었다면 희생자 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이런 결론을 유지한다면 소방관이나 해경 등 구조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는 국가기관의 직무 소홀에 대한 도덕적 비난과는 별개로 민형사상 책임까지 인정하는 의미가 있다. 나아가 희생자 가족들이 소송을 낼 경우 세월호 선주회사인 청해진해운 측과 국가 간의 배상책임 비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최초 출동 123정장, 황당한 증언 계속
이날 광주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일 123정장은 구조 당시 승객들을 향해 퇴선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시인하면서도 황당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 정장은 ‘퇴선 방송을 왜 하지 않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세월호에 450명 이상이 타고 있는 것을 알았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선체 밖에 승객이 없었다. 너무 당황해 퇴선방송을 못했다”고 답했다. 세월호 피해자 유가족들이 앉아있던 방청석에서는 탄식이 새어나왔다.
김 정장은 세월호 선체 안으로 진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조류가 너무 빠르고 50도가량 기울었던 세월호 선체가 계속 기울면서 123정으로 밀려와 위험했다. 부하들의 안전상 선체 진입명령을 하지 못했다”며 “사고 당일 오전 9시 48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로부터 ‘선체에 진입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당황해서 깜박 잊었다”고 답변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오락가락 증언을 계속하던 김 정장은 재판장으로부터 “잘못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주의를 받기도 했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장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