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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가족, ‘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에 ‘눈물의 편지’

입력 | 2014-08-14 15:38:00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서울공항. 사진=채널A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 일동이 1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맞춰 서신을 보냈다.

세월호 실종자 10명의 가족들은 14일 '교황님께 드리는 실종자 가족들의 편지'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가족들과 실종된 이들이 바다에서 더 이상 춥지 않도록, 고통받지 않도록, 억울하지 않도록 하늘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교황을 통해 세월호 실종자, 희생자와 함께 하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를 타고 제주로 가던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버린 실종자 가족들이다"며 "세월호가 침몰해 배에 탑승했던 304명이 수장되는 모습을 전 국민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대한민국은 거대한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어둡고 차가운 바다 속을 헤매는 10명의 실종자가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남은 10명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극도의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며 사선에 서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매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많은 가족들이 탈진해 쓰러지고 있다"며 "한 명의 실종자 가족은 한쪽 폐의 3분의 2를 잘라내는 수술을 했으며 다른 가족은 뇌종양으로 수술이 필요함에도 딸을 찾기만을 기다리며 수술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노숙을 하며 120일이 넘도록 참사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저희들에게도 교황님의 자비와 축복의 손길이 내려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침몰한 세월호 안에서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젖은 잠자리 밑에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며 울고 있는 것 같다. 팽목항에는 그 목소리가 넋이 돼 울리고, 가족들의 눈물과 절규가 멈추지 않고 있다"며 "이 고통의 바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아직 진도의 참사현장은 진행형임에도 남은 실종자가 10명이라는 이유로 잊혀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의 자식들이 부모의 품에 안겨 위로받으며 부모와의 이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부모 또한 차디찬 아이들의 시신만이라도 꼭 끌어안고 목놓아 통곡하며 하늘나라로 보내줄 수 있도록 우리 실종자 가족들과 잃어버린 10명과의 마지막 만남을 위해 기도해주실 것을 교황께 간절히 청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 "자식을 찾지 못한 채 평생 가슴에 커다랗게 뭉친 피멍을 안고, 어깨와 등에 자식의 십자가를 뼛속 깊이 박아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할 저희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교황님의 위로와 안식을 위한 기도가 전해지길 기다린다"고 염원했다.

가족들은 "교황님의 방문을 눈물과 아픔으로 축복한다"며 "가족들과 실종된 이들이 바다에서 더 이상 춥지 않도록, 고통받지 않도록, 억울하지 않도록 하늘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교황님을 통해 세월호 실종자, 희생자와 함께하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 사진=채널A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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