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앨버스-피에(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이런 용병 또 없습니다”
앨버스 마운드서 흥분? 팀에 대한 책임감 때문
피에는 봉사활동 중 눈물도…착하고 여린 성격
“이렇게 팀을 생각하는 용병들 또 없습니다.”
사실 한화의 외국인선수들은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타자용병 펠릭스 피에는 경기 도중 돌출 행동으로 몇 차례 구설수에 올랐고, 투수용병 앤드류 앨버스는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종종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 “이기적이다”라는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전 씨는 “경기 때 보이는 모습이 그들의 전부는 아니다. 가까이서 보면 정말 착하고 책임감이 큰 선수들”이라고 감쌌다.
인상이 다소 험상궂은 피에가 대표적이다. 전 씨는 “솔직히 피에가 정말 귀엽다. 마치 내 아들 같을 때도 있다. 나중에 결혼하면 그런 아들을 낳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그만큼 착하고 여린 성격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피에는 13일 아버지가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이영찬(13) 군의 대전 자택을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했는데, 이 군의 아버지를 보자마자 진심어린 눈물을 보여 동행한 구단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전 씨는 “피에의 눈에 순식간에 눈물이 고이는 걸 봤다. 말하다 목소리가 뒤집어질 정도로 말문이 막혔다”며 “그냥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피에의 진심을 느꼈다”고 귀띔했다.
전 씨는 마운드에서 종종 흥분했던 앨버스에 대해서도 “팬들은 앨버스가 인상 쓰는 모습을 많이 기억하시지만, 사실은 팀에 대한 책임감이 가장 높은 선수가 앨버스다.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에게 먼저 사과를 건네기도 한다”며 “자신이 팀 내에서 고액 연봉자인 것도 알고, 용병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팀 상황도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앨버스의 아버지가 전 씨에게 “아들이 구단의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갖고 힘들어한다”고 귀띔했을 정도란다.
결국 피에와 앨버스가 오해를 풀어나가는 비결은 ‘동료애’다. 전 씨는 “사실 내가 아무리 중간에서 노력해도 통역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한화의 선수들이 다 용병들을 한 팀처럼 아끼고 잘 감싸주기 때문에 용병들도 팀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