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윤일병 사건 감사결과 발표 5명 징계회부-7명 경고·주의조치… 수뇌부-주요 장성 징계대상서 빠져 女장교 성희롱 자살 의혹 재조사
○ 총체적인 보고 체계 부실
국방부의 특별 감사 결과에 따르면 28사단과 6군단은 윤 일병 사망 다음 날인 올 4월 8일 오전 7시 10분 3군사령부와 육군본부, 국방부 등 상부에 윤 일병에 대한 반인륜적이고 엽기적인 가혹행위 내용이 담긴 ‘사고 속보’를 보고했다. 이는 국방 인트라넷 메일로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에 전달됐지만 안전상황센터장은 이를 수뇌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 “실명 공개 거부”로 빈축
국방부는 보고 누락의 책임을 물어 박 인사기획관과 육군 인사참모부장인 류모 소장, 육군 헌병실장인 선모 준장, 육군 안전관리센터장인 정모 대령, 국방부 조사본부 안전상황센터장인 김모 소령 등 5명을 징계위에 회부했다. 또 박모 국방부 인사복지실장과 국방부 조사본부장인 백모 소장 등 7명에 대해 경고 및 주의조치를 했다.
직속 부하에게 보고를 받지 못한 관리 책임이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장이 징계위에 회부되지 않고 경고 및 주의 대상으로 빠진 것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온 당국자들의 태도도 빈축을 샀다. 김장호 감사관은 ‘징계위에 회부된 사람과 경고 및 주의 조치를 받은 사람이 누구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일반적으로 감사 결과에서 실명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버텼다. 국방부 대변인이 공개하라고 했지만 명단을 챙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편 육군은 4년 전 강원 화천 전방부대에서 발생한 여군 장교 자살 사건 재조사에 나섰다. 심모 중위(여)는 자살하기 전 근무하던 부대의 대대장이었던 A 소령으로부터 밤샘 술자리 강요, 성적 수치심 발언 등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는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A 소령이 심 중위에게 ‘장기 복무자로 선발되려면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애원하라’는 말도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A 소령은 심 중위에게 500여 건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500여 회의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소령은 올 6월 다른 여군 장교를 성희롱한 혐의로 보직 해임된 뒤 최근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A 소령은 성희롱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정성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