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청와대서 평화 호소 연설 “평화는 不義 극복한 正義의 결과, 끝없는 대화로 이뤄야” 朴대통령 “국민상처 치유 기대… 핵없는 통일한반도 실현”
깍듯한 예우 프란치스코 교황(왼쪽)과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본관으로 들어서 기념촬영을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교황의 손을 두 손으로 잡고 깍듯하게 예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 5일간 한국에 머물며 소통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남북은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이 평화의 씨앗”이라며 “이를 잘 심고 가꾸어 나가면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교황에게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고 통일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청와대 연설에서는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월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날 한국을 찾았다. 교황의 한국 방문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까지 4박 5일간 100시간 가까이 한국에 머물며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교황은 박 대통령 등 한국 지도자들에게 ‘소통과 대화, 협력’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월호 사고의 아픔과 젊은 병사들의 죽음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교황의 방문으로 국민 마음의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의 방한이 오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의 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핵 없는 통일 한반도를 이루는 것이야말로 교황을 비롯해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의 염원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교황 방한 전세기=전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