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국력’ 한중일 아시아경기 삼국지
1회 대회부터 제7회 1978년 방콕(태국) 대회까지는 일본이 종합 1위를 독식했다. 원년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 2위 자리는 당시 아시아의 ‘부국’으로 통했던 인도와 필리핀이 번갈아 가며 차지했다. 제2회 1954년 마닐라 대회에 처음 참가해 3위를 했던 한국은 네 번째로 출전했던 1966년 방콕 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아시아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의 아성은 중국이 등장하며 무너졌다. 처음 출전한 1974년 제7회 테헤란(이란) 대회에서 일본과 개최국 이란에 이어 3위에 오른 중국은 4년 뒤 방콕에서 2위를 차지했고 다시 4년 뒤 뉴델리에서 일본을 금메달 4개 차로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중국은 개최국 한국과 치열한 메달 경쟁을 벌인 끝에 금메달 1개 차로 1위를 지켰다. 이후 아시아경기는 중국의 독무대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중국이 딴 금메달 수(199개)는 2위 한국(76개)을 포함해 2∼7위 국가의 금메달 수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1960년대 올림픽에서 종합 3위에 올랐을 정도로 스포츠 강국이었던 일본은 1980년대 이후 생활체육에 중점을 두면서 국제대회 순위가 하락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국제무대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2001년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 2007년 내셔널트레이닝센터(NTC)를 개관했다. 각각 한국체육과학연구원과 태릉선수촌의 일본 버전이다. 첨단 시설과 많은 예산으로 무장한 일본을 제치고 한국은 2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인천 아시아경기의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