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트레스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사람으로 인한 스트레스다. 특히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친절하게 손님을 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가 심하다. 최근 윤재옥 새누리당 의원이 백화점 판매원, 항공기 승무원, 간호사, 콜센터 직원 등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법 개정안을 내놨다. 사업주가 근로조건을 개선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신부 목사 등 성직자도 일종의 감정노동자라고 하면 너무 불경(不敬)한 생각일까. 신자들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찾아오니 때론 스트레스가 쌓일 것 같다. 기분이 언짢을 때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성스러운 말씀을 전해야 하니 더 힘들지 않을까. 이탈리아 영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서는 교황으로 선출된 추기경이 괴성을 지르며 “나 교황 못 하겠다”며 뛰쳐나가는 장면이 나온다. 교황은 우울증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등 평범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된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