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EPL 개막전 축포 스완지시티 ‘그물 수비’ 이끌어 맨유전 2대1 승리 일등공신
브라질 월드컵에서 탁월한 지도력으로 집중 조명을 받았던 네덜란드 출신 루이스 판할 감독도, 잉글랜드 최고 스타인 웨인 루니도 아니었다.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의 화려한 주인공은 스완지시티 기성용(25)이었다.
기성용은 16일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개막전에서 통쾌한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기성용은 전반 28분 맨유 진영 정면에서 길피 시귀르드손(25·아이슬란드)의 패스를 받아 왼발 논스톱 슛으로 맨유의 골문을 갈랐다. 맨유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가 몸을 날렸지만 자로 잰 듯한 왼발 인사이드 슈팅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성용은 박지성도 경험하지 못한 한국인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개막 1호 골의 주인공이 됐다.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첫 골이기도 해 의미는 컸다.
스완지시티는 후반 7분 웨인 루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27분 시귀르드손의 결승골로 맨유를 2-1로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맨유에 영입돼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던 판할 감독의 데뷔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경기 전만 해도 느긋했던 판할 감독은 42년 만에 맨유가 안방 구장인 올드트래퍼드 개막전에서 패배한 감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현지 언론도 기성용의 활약을 극찬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바벨은 기성용을 “미드필드의 마에스트로”라고 치켜세웠다. 스카이스포츠도 “완벽한 마무리였다”고 기성용의 슈팅을 높이 평가했다. 기성용은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1년 동안 기다렸던 득점포였다. 시즌 최고의 시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은 23일 번리와의 2라운드 경기에 출전한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