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황 신드롬’ 왜… 상처 치유해줄 ‘따뜻한 품’에 열광 영화 ‘명량’열풍도 리더십 갈망 작용… 18일 명동미사 마치고 한국 떠나
대한민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한다. 세계 12억 가톨릭 신자를 대표하는 교황이 소형차 쏘울을 타는 모습에 반해 나흘 만에 팬 카페가 20개 넘게 생겼다.
광화문서 서울광장까지… 도심 가득 메운 시복식 16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식’을 보기 위해 서울 광화문 주변에 모인 인파가 광화문광장부터 서울광장까지 1.5km에 걸쳐 늘어서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프란치스코-이순신 리더십 공통점은 ‘진정성’ ▼
‘프란치스코 열풍’과 ‘이순신 신드롬’의 원인은 뭘까. 최근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두드러진 ‘리더십에 대한 열망’이 우선 꼽힌다. 미국 보스턴글로브의 존 앨런 기자는 “한국인은 빠른 경제성장의 그늘을 치유해줄 따뜻한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치인들로부터 받지 못했던 ‘보살핌’의 느낌을 교황에게서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사회학을 전공한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사회가 불안하거나 위기를 느낄 때 사람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끌 강한 리더십을 원한다”며 “세월호 참사나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 같은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는데 책임지는 정치인은 없었고 관료는 무능했다. 이에 대한 반응으로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교황과 장군의 리더십에는 차이가 있다. ‘명량’의 이순신이 죽음을 불사하는 무한책임의 리더십이라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을 낮춘 소통과 화해의 리더십이다. 리더십 전문가인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통점은 두 리더의 진정성”이라며 “이순신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을 희생해 나라를 구했고 교황 역시 낮은 곳으로 임한다는 철학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이벤트성이 아닌 실천이 감동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