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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부모님을 위한 첫 태블릿PC, '갤럭시W'

입력 | 2014-08-18 15:45:00


스마트폰 초창기인 2010년 무렵, 그 때는 '전화가 되는 태블릿PC'가 화제였다. 2010년 11월은 국내 시장에 아이패드가 처음 출시됐고, 이에 질세라 갤럭시탭도 등장하며 맞불을 놓았던 시기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전화가 되는 태블릿PC도 있느냐"라는 궁금증을 가졌고, 전화 기능을 중점에 두었던 사용자들은 갤럭시탭에 눈길을 주었다.

하지만 갤럭시탭을 전화 용도로 쓰기에는 무리라는 사용 후기가 제기됐다. 실제로 한 드라마에서 갤럭시탭으로 전화를 받는 장면을 본 시청자들이 웃음을 금치 못했다.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시장의 반응에 따라 그 이후에는 전화 기능이 없는 태블릿PC가 주를 이뤘다. 스마트폰 화면 크기가 점점 커진 것도 전화가 되는 태블릿PC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데 한몫 했다.


물론, 태블릿PC의 전화 기능을 바라는 사용자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 수요는 대부분 중년층 이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화면과 글씨가 큰 기기를 선호하는 어르신, 손주들의 귀여운 재롱을 영상 통화로 보고 싶어하는 조부모들이 태블릿PC에 관심을 보인다. 더구나, 요즘에는 중년층 이상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기에 태블릿PC에도 관심을 갖는다. 다만, 젊은 세대와 사용 패턴이 다른 어르신들은 '전화가 안 되면 무슨 소용이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일까, 요즘에는 다시 '전화되는 태블릿PC'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출시된 에이수스 폰패드 7 LTE, 삼성전자 갤럭시W가 대표적이다. 그 중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W는 과거 갤럭시탭의 오명을 벗고 새롭게 탄생한 제품이다. 태블릿PC 본연의 기능은 물론, 전화 기능을 추가하되 과거와는 달리 세련미를 더했다.


모양은 갤럭시노트, 디자인은 중후함

혹시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후속작?

갤럭시W의 생김새는 '갤럭시노트'를 꼭 닮았다. 여느 태블릿PC와는 달리 길쭉하게 빠진 디자인이라 그렇게 보인다. 실제로 갤럭시노트2를 나란히 놓고 보니 상당히 비슷하다. 왜 이렇게 나왔을까. 아무래도 '전화가 되는 태블릿PC'이니, 통화 시 한 손에 쥐기 편하도록 한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기존의 7인치 태블릿PC과 구별되는 디자인이기도 했다. 당연히 그래야 하겠지만, 과거의 갤럭시탭에 비교하면 디자인은 훨씬 나아졌다.


길쭉한 모양이다 보니, 다른 폰패드 제품 대비 한 손에 쥐기가 한결 편안했다. 화면 베젤도 최신 스마트폰처럼 좁게 줄여서일까, 초등학생만큼이나 손이 작은 필자도 한 손으로 쥘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스마트폰에 비하면 당연히 크다. 시험 삼아 키 185cm의 손이 큰 남성에게 갤럭시W를 주고 "느낌이 어떻느냐"고 물으니 "오히려 기존 스마트폰보다 손에 쥐기 편했다"고 말했다. 즉, 체격이 좋은 사람에게는 적당하다는 뜻이다.


본 리뷰에서 사용한 제품은 와인색이다. 사람마다 디자인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촌스럽지는 않았고 제법 고급스러웠다. 특히, 뒷면 디자인은 마치 고급 가죽 다이어리를 꼭 닮아 웬걸, 싶었다. 갤럭시S4와 유사한 뒷면 디자인에, 은은하게 빛나는 와인 색상을 입혀 놓은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와인 색상이라 그럴까, 젊고 가벼운 느낌보다는 깊고 중후한 분위기가 났다. 디자인을 보는 순간 왠지 중년층 이상을 공략한 제품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그랬다. (관련 내용은 아래에서 자세히 다룬다)



공식 케이스는 애니모드 케이스다. 공식 케이스 역시 갤럭시W의 뒷면 색상과 디자인을 차용했고, 고풍스러웠다. 커버를 닫으면 영락없는 가죽 다이어리 같다. 왠지 펜을 꽂고 다녀야 할 것 같은데, S펜은 없었다. 이 점은 아쉬웠다.


전원을 켜 보니 'SK텔레콤'이라는 글씨가 뜬다. 그렇다, 갤럭시W는 SK텔레콤 전용 제품이다. 다른 통신사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이 점이 못내 아쉬웠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타사 유심을 끼워보니 LTE 데이터 통신은 작동됐으나 전화는 되지 않았다.


생김새는 스마트폰을 꼭 닮았는데, 스마트폰보다 화면은 더 크고 글씨도 더 큼직했다. 시력이 나쁜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화면과 글씨가 큰 것을 선호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만족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이용에 적합

무엇부터 해 볼까. 먼저, 길쭉한 디자인에 걸맞는 콘텐츠부터 체험해보기로 했다. 실제로도 웹툰이나 뉴스 내용이 한 눈에 들어왔고, 스크롤을 자주 넘길 필요가 없었다. 세로 화면에서 스크롤을 넘기는 콘텐츠를 이용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탁월했다. 화면도 무난했다. 양 손가락을 옆으로 벌려 웹툰을 최대로 확대하면 글씨가 약간 깨지는 현상이 일어났지만, 평소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가로로 사용할 때는 어떨까. 모양새가 마치 닌텐도 같기도, PSP 같기도 했다. 화면이 널찍하니 게임을 즐기기에 제법 괜찮은 모양새라는 뜻이다. 기존 스마트폰 대비 유튜브 동영상도 훨씬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 차량에 거치해 두고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해도 좋겠다. SK텔레콤 전용 모델이니 'T맵'을 켜면 내비게이션으로 쓸 수 있겠다.


물론, 세로로 길쭉한 디자인이다 보니 어떤 콘텐츠를 이용하기엔 어정쩡할 때도 있었다. 예를 들어, 포털사이트 화면을 PC 화면 모드로 놓자 글씨가 너무 작았다. 다른 태블릿PC가 모바일 화면, PC 화면 등 어떤 모드를 선택하더라도 가독성에 지장이 없는 것과는 대조되는 점이다. 아무래도 스마트폰과 꼭 닮은 모양새이니, 스마트폰처럼 모바일 화면으로만 쓰는 것이 좋겠다. 스크롤을 길게 넘겨야 하는 콘텐츠를 볼 때도 가로모드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스크롤을 계속 넘기느라 손가락이 바쁘기 때문이다. 물론, 화면이 큼직하기 때문에 세로로 보는 것도 충분했다.


성능은 보급형 스마트폰, 사용은 무난

갤럭시W의 성능은 보급형 스마트폰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안투투(AnTuTu) 벤치마크 측정 결과는 17296점이었다. 성능 순위는 샤오미의 보급형 스마트폰 '레드미(Redmi)'보다는 높고 삼성전자 '갤럭시S3'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벤치마크로 제품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참고할 만하다. 실제로 갤럭시W는 쿼드코어 1.2GHz 프로세서, 1.5GB 램을 채용한 보급형 제품이다.


제품 스펙은 높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자주 쓰는 콘텐츠는 불편 없이 쓸 수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터넷과 웹툰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데 지장이 없었으며 '방탈출'과 같은 가벼운 캐주얼 게임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보급형 스마트폰에 준하는 스펙인 만큼 '영웅의 군단'과 같은 최신 RPG 게임은 쾌적하게 플레이하기 어려울 것이다.


카메라는 후면 800만 화소, 전면 200만 화소다. 최신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교하면 썩 좋은 스펙은 아니다. 그러나, 나쁘지는 않았다. 밝은 낮에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갤럭시 시리즈 특유의 카메라 기능인 '베스트 페이스'(가장 잘 나온 사진을 선택해주는 기능), '사운드&샷'(사진과 소리를 함께 기록) 등의 기능도 갖췄다.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니 손글씨 메모나 그림 그리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S펜은 탑재되어 있지 않았다. 만약 펜이 있었다면 생산성이 훨씬 높아졌을 텐데…. 아무래도 보급형 모델이라는 점에서 펜을 생략한 것이 아닐까, 짐작됐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S펜이 있길 바란다.

음악 성능은 예상외로 괜찮았다. 음량을 최대로 키우고 음악을 재생하니, 20명 정도가 사용하는 회의실에 소리가 짱짱하게 울려 퍼졌다. 이 정도라면 집이나 캠핑장에서 별도로 스피커 없이 음악 감상용으로 쓸 수 있겠다.


배터리는 좀 애매하다. 갤럭시W의 배터리 용량은 3200mAh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데, 화면이 7인치이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소모가 더 빠를 것이다. 다른 7인치 태블릿PC의 배터리가 약 4000mAh인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다.

부모님을 위한 효도용 태블릿PC


갤럭시W의 정체는 무엇일까. 직접 사용해 본 결과, 갤럭시W는 대중적인 제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젊은층 입장에서 갤럭시W는 좀 애매한 제품이다. 디자인도 길쭉한 것이 스마트폰과 비슷한데, 성능은 보급형이다. 누군가는 이걸 왜 사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젊은층과 사용 패턴이 다른 중년층 이상에게는 다를 수 있다.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색감을 강조했다는 점, 간결한 콘텐츠를 무난히 이용할 수 있는 적당한 스펙, 플래그십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전화가 되는 태블릿PC라는 점, 기존 스마트폰 대비 화면이 크다는 점. 공통점은 모두 어르신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소다. 기존에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더욱 쉽게 적응해서 쓸 수 있다는 것도 편하다. 다만, 타겟층이 사용할 만한 DMB 기능이 빠진 것은 매우 아쉽다.


갤럭시W의 가격은 40만 원대다. 아주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보급형 태블릿PC에 준하는 가격이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에이수스 폰패드 7 LTE'보다는 디자인과 브랜드 측면에서 좀 더 우위에 있지만 가격이 비슷하다는 점에서도 매력은 있다. 부모님을 위한 효도용 태블릿PC로 고려해보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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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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