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임금-저효율 시달리던 호주 자동차 생산 2018년 전면 중단
노사가 갈등을 벌인 끝에 자동차업계가 몰락한 대표적인 사례로 호주와 프랑스가 꼽힌다. 두 국가 모두 강성노조 때문에 몇 년째 고임금 저효율 구조가 이어져 자동차 공장들이 문을 닫게 됐다.
호주는 2018년 자동차 생산이 전면 중단된다. 고임금 고환율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포드는 2016년, GM홀덴과 도요타는 2017년에 생산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호주의 최저임금은 지난해 기준으로 시간당 15.96호주달러(약 1만5478원)로 한국(약 4860원)의 3배다. 노동생산성은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중위권(13위)이다. 고임금으로 기업 부담이 늘자 정부는 3개사에 매년 보조금 1억2000만 달러(약 1300억 원)를 각각 지원해왔다. 정부가 지난해 국고 지원 축소 방침을 발표하자 공장 폐쇄가 가시화됐다.
도요타는 지난해 명예퇴직을 통한 500명 감원 등 노동협약 개정안을 마련해 생산비용을 줄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노조의 반대와 함께 호주연방법원이 “도요타의 노동협약 개정은 개정근로법을 위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호주는 친노동 정책으로도 유명하다. 헌혈만 해도 4시간 유급휴가를 얻을 수 있고 근무 중 샤워 시간도 유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강경파 노조가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생산량은 급감했다. 결국 사측은 공장 조기 폐쇄를 단행하는 한편 4000명을 추가로 감원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푸조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경직된 노동환경을 꼽는다. OECD에 따르면 프랑스의 고용 유연성은 30개 회원국 중 26위다. 프랑스는 2013년 5월 고용주가 경영상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고 임금도 줄일 수 있게 했지만 노조가 센 자동차 공장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결국 1990년대 초만 해도 세계 4위 자동차 생산국이었던 프랑스는 10위권으로 밀려났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