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양현종(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AG대표팀 필승마운드 과제
4년전 류현진·윤석민 동시투입 모두 V
이효봉 위원 “구원 윤석민 존재 컸는데…”
김광현·양현종 같은 좌완 동시기용 부담
긴 이닝 책임질 선발같은 불펜 찾기 시급
“선발은 괜찮은데, 선발투수같은 불펜 어디 없나요?”
조별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면 준결승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중국과 만난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힘의 분산이 아닌 집중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선택이었다.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한국은 당시 리그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류현진(LA 다저스)과 윤석민(볼티모어)을 선발과 구원으로 역할을 나눠 대만과 예선, 대만과 결승 모두에서 승리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투수가 초반 흔들릴 때 구위나 이닝 소화능력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투수가 곧장 투입되는 시스템이기도 했다. 선발투수는 든든한 불펜을 믿고, 다른 야수진도 1∼2점을 먼저 내줘도 언제든지 역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었다.
4년이 지나 다음달 2014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투수진이 약하다는 소리도 듣고 있지만 지금 멤버로도 충분히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만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많이 참가할 것 같고 일본 사회인야구 투수도 수준이 매우 높다. 분명 경계해야 한다”며 “4년 전에는 불펜에서 윤석민의 존재가 매우 컸다. 선발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곧장 투입 될 수 있고 앞서고 있는 경기 후반 승리를 확실히 지키는 필승 카드였다. 이번 대표팀 명단을 보고 누가 4년 전 윤석민과 같은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부호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야구대표팀은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라는 확실한 선발카드에 봉중근(LG)과 임창용(삼성)이 버틴 불펜도 관록이 있다.
광저우 때처럼 김광현과 양현종을 한 경기에 투입하는 묘수도 있지만 같은 좌완 강속구 투수로 스타일이 비슷하다. 이재학(NC), 이태양(한화), 홍승무(동의대) 등 다른 선발진의 힘도 세 번째 선발 양현종이 있었던 광저우 때와 비교 뒤쳐지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은 두 명의 선발투수를 한 경기에 투입하는 ‘1+1’전략으로 한국시리즈에서 큰 성과를 올린 적이 있다. 인천에서도 ‘1+1’을 완성할 새로운 ‘1’을 찾아야 할 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