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처’ 휴전선 철조망으로 만들어
원래 가시관은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지만 염 추기경은 이에 더해 철조망이 상징하는 분단국의 아픔과 휴전선의 의미 등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교황은 파티마의 성모상과 발아래 놓인 가시관 앞에 서서 2, 3분간 묵상과 기도를 올렸다. 가시관은 미사가 끝난 뒤 교황청 측이 챙겨 갔다. 두고 간 90cm 높이의 성모상은 명동대성당에 전시된다.
가시관에 쓰인 철조망은 1953년 휴전선에 설치됐다가 교체를 위해 철거돼 강원 DMZ박물관에 보관돼 왔던 것이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서울시립대 안병철 교수가 가시관을 제작했다. 가시관 받침대 한가운데는 한글과 라틴어로 ‘하나 되게 하소서(Ut unum sint)’라는 표지문이, 테두리에는 라틴어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문’이 적혀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