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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 지하수 하루 400t 여전히 바다로… 생선 오염도는 감소

입력 | 2014-08-19 03:00:00

[日 ‘방사능 오염수 공포’ 1년]후쿠시마 원전 주변 안전성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 원전. 지난해 8월에는 방사성물질에 오염된 물로 방사능 공포가 확산됐다. 지금도 오염수가 바다로 흐르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지난해 8월에는 ‘방사능 오염수’ 공포가 확산됐다. 일본 정부 산하 원자력재해대책본부가 “하루 지하수 약 300t이 오염된 채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뒤이어 지상 저장탱크에서 오염수 300t이 새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 후 “기준치를 수천 배 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방사능 오염수 공포 발생 후 1년이 흘렀다. 지금 오염수는 어떤 상태일까.

○ 지금도 오염 지하수가 바다로

지상 저장탱크의 오염수 누수는 올해 3월 이후 더이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이 저장탱크를 볼트 이음형에서 용접형으로 바꾸면서 인재(人災)형 사고인 누수는 대부분 사라졌다.

문제는 ‘지하수’다. 지금도 하루 800t의 지하수가 원자로 건물로 흘러 내려오고 그중 400t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 고농도 오염수로 바뀐다. 나머지 400t은 곧바로 바다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건물 안으로 흘러들어 오는 400t의 지하수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지하수가 건물에 도달하기 전에 12개 우물에서 미리 물을 퍼 올려 바다로 방출시키는 바이패스(우회) 작업을 최근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우물 1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면서 제대로 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오염된 지하수를 정화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물질을 대부분 없앤 뒤 바다로 배출하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ALPS는 오염수에 포함된 62가지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지만 삼중수소(트리튬)는 걸러낼 수 없다. 더구나 고장도 잦다.

원자로 건물 1∼4호기 주변 1.5km를 둘러싸는 동토(凍土)벽을 만든다는 계획도 선보이기는 했다. 땅을 얼려 지하수 유입을 막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실험이어서 그 효과는 알 수 없다.

○ 오염 생선 비율 크게 줄어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오염된 지하수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도쿄전력은 매주 원전 인근 해역 6개 지점에서 해수를 채취해 방사성물질 검사를 하고 있다. 원전이 세워진 육지와 맞닿아 있는 해역인 취수구 인근에선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기준치(L당 세슘 137은 90Bq·베크렐 세슘 134는 60Bq)를 넘는 세슘이 검출됐다. 가장 최근인 이달 11일엔 세슘 137 최고치가 L당 40Bq로 조사됐다.

반면 원자로 4호기 취수구 바로 남쪽이자 원전 항만 둑 너머 바다에선 2011년 6월 이후 방사성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올라간 적이 없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2km 이상 떨어진 바다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지난해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완전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산물 통계를 보면 아베 총리의 주장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후쿠시마 근해에서 기준치(세슘 기준 kg당 100Bq)를 초과한 방사성물질이 함유된 생선이 지속적으로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 직후인 2011년 4∼6월에는 생선 53%가 기준치를 초과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6% 내외로 줄어들었고 올 7월에는 0.6%로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바다 저층에 사는 가자미 넙치 등은 최근에도 10% 이상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 반면 꽁치 연어 등 회유어(回游魚·계절에 따라 일정한 경로로 이동하는 물고기)는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생선이 잡히면 출하 정지를 시킨다. 현재 후쿠시마 현이 출하를 정지시킨 수산물은 약 40종이다.

○ 다른 식품 영향은 미미

원전 사고는 육지의 야채, 우유, 물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를 포함해 17개 현의 식품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품은 극히 드물다. 2011년 3월부터 1년간 조사에서 0.88%가 기준치를 초과했을 뿐이다. 올해 4∼7월 조사에선 0.15%만 기준치를 넘어섰다.

아직도 후쿠시마 전역의 쇠고기와 꿩, 토끼 고기는 출하가 제한된다. 후쿠시마 일부 지역의 우유, 콩, 쌀 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허점도 있다. 수산물과 육지 식품 모두 전수조사가 아니라 샘플조사다. 따라서 방사능에 오염된 식품이 검사를 통과해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 유통업자가 오염된 것인 줄 알면서도 유통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2011년 7월 오염된 육우 84마리가 도축돼 도쿄 등에 유통되기도 했다.

[?]용어설명

베크렐(Bq)
식품, 음료수 등에 포함된 방사성물질 측정 단위. 방사성물질 세기를 표시.

밀리시버트(mSv)
방사선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 사람의 연간 피폭 한계는 1mSV(=1000μSv)임.

방사능
원자핵이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능력

방사선
원자핵으로부터 방출된 전자파

방사성물질

방사능을 갖고 있는 물질의 총칭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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