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분리 찬반논쟁 치열
○ “스스로 결정해야” vs “득보다 실이 커”
영국과 스코틀랜드는 두 국가의 합병을 결의한 ‘연합법’이 양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1707년 공식적으로 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스코틀랜드는 독립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미래를 영국 의회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독립 찬성을 독려하고 있다.
논의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NP는 핵심 자원인 북해 유전의 지리적 지분(84%)에 따른 수익을 포함한 스코틀랜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3300파운드(약 3966만 원)로 영국보다 2300파운드가 많아 성공적인 독립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스 새먼드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대표는 “스코틀랜드가 이미 세계 최고 부국 수준의 기반을 갖춰 강한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로 자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잔류를 지지하는 단체인 ‘베터 투게더’는 스코틀랜드가 분리 독립하면 즉시 230억 파운드의 채무 상환에 시달리게 되고 국가수립 비용으로만 15억 파운드가 들어간다고 주장하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연합 왕국(United Kingdom)’에 머물면 파운드화를 계속 사용할 수 있고 자치권을 확대시켜 주겠다며 스코틀랜드 주민들에게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
다음 달 18일 스코틀랜드 거주 16세 이상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이 독립에 찬성하면 스코틀랜드는 분리 준비를 거쳐 2016년 3월 독립국가를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여론이 아직 우세하다. 하지만 투표 한 달을 앞두고 표심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여론조사에서 찬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ICM의 조사 결과 부동층을 제외할 때 독립 반대 의견은 55%, 찬성 의견은 45%로, 지난달에 비해 격차가 4%포인트 줄었다. 같은 날 발표된 페널베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지난달보다 격차가 3%포인트 준 것으로 나타났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