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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진단-치료 동시에… ‘구리수송체’ 방법 개발

입력 | 2014-08-20 03:00:00

원자력의학원 강주현 연구원팀




국내 연구진이 암을 진단하면서 동시에 치료도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강주현 책임연구원팀은 체내의 ‘구리수송체’를 이용해 암세포의 크기와 위치를 눈으로 보면서 직접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구리수송체는 생체 보조인자인 구리 이온을 세포 속으로 들여오는 ‘통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구리수송체가 늘면 세포 속 구리 이온이 많아진다.

연구진은 사람의 유방암 조직에 구리수송체 유전자를 전달해 구리수송체가 많이 생기게 한 뒤 생쥐의 다리에 이식했다. 이 생쥐에게 ‘구리-64’라는 방사성물질을 주사하고 의료 영상기기인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을 이용해 이 물질이 암세포에 모여든 모습을 촬영했다.

그 결과 PET 영상에 암세포의 크기와 위치가 뚜렷이 나타났다. 암세포에 몰려든 구리-64가 양전자를 방출했기 때문이다. 구리-64로 암 진단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책임연구원은 “구리-64는 지금까지 암 진단에 쓰이던 불소-18이나 탄소-11보다 수명이 길어 의료용 영상 연구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자체적으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능력까지 지녀 암 진단과 치료를 한 번에 하는 융합진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부터 암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방사성 의약품 개발과 임상 등 실용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핵의학회에서 발행하는 ‘미국 핵의학회저널’ 온라인판 4일자에 실렸다.

이재웅 ilju2@donga.com·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