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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강원]대전국토관리청, 10년만에 부여 규암우회도로 완공했지만…

입력 | 2014-08-20 03:00:00

교차로 방식 확정못해 개통 미뤄

평면→입체→평면 ‘오락가락’
예산낭비에 주민불편까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충남 부여군 규암우회도로를 완공해 놓고 기존 국도와의 연결 방식을 자주 바꾸면서 일부 구간을 개통하지 못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주민들은 대전국토청이 기존 국도와의 연결 방식을 이리저리 바꾸다가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고 기획재정부에 진정을 넣었다.

대전국토청은 지난해 12월 부여군 은산면과 장암면을 연결하는 규암우회도로(11.52km)를 2003년 발주한 지 10년 만에 완공했다. 하지만 이 도로는 전체 구간 가운데 장암면 쪽 2km가량이 개통되지 못해 1년 가까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대전국토청이 우회도로와 교차로가 만나는 장암면 기존 국도(29호선)와의 연결 방식을 자주 바꾸면서 완전 개통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대전국토청은 우회도로와 29호선의 연결 방식을 발주 당시 입체교차로로 설계했지만 2008년 평면교차로로 바꿨다. 장암면에서 끝나는 우회도로를 임천면까지 연장하려던 당초 계획이 교통 수요의 변화와 정부의 예산 절감 방침으로 철회된 탓이다. 교량을 2개나 놓아야 하는 입체교차로를 29호선과 그대로 이어붙이는 평면교차로 방식으로 바꾸면 예산은 약 30억 원에서 5억 원가량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대전국토청은 지난해 5월 다시 입체교차로를 주요 연결 방식으로 하고 평면교차로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평면교차로로 연결할 경우 29호선과 130m 떨어진 우회도로 마지막 부분이 4, 5m 높은 곳에 있어 급경사로 인한 겨울철 교통사고가 빈발할 것이라는 집단 민원이 제기돼서다.

문제는 이미 평면교차로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진·출입 도로 터를 매입하고 연약지반 보강과 아스콘 포장 등의 작업을 마쳐 5억 원 안팎의 예산을 사용한 상태라는 점. 주민들은 “대전국토청이 교통 수요 예측에 실패해 우회도로와 임천을 연결하는 도로 건설 계획을 바꾼 데다 급경사 위험도 사전에 알지 못하고 교차로 건설 방식을 자주 바꾸면서 도로 건설이 차질을 빚었고 예산까지 낭비했다”며 “입체교차로를 건설하면 그렇지 않아도 교통사고가 많았던 기존 장암면 소재지가 교통 체증과 사고 위험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전국토청 관계자는 “입체교차로를 놓더라도 평면교차로를 일부 사용하기 때문에 시설을 완전히 바꾸는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대전국토청은 이달 말 입체교차로 방식의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