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역전승·역전패의 경제학
삼성 NC 28차례 역전승, 넥센도 26차례 3강
역전패 적은 팀도 삼성-넥센-NC순
최하위 한화 23차례나 뒤집기 주목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남긴 이 명언은 야구의 특성과 묘미를 상징하는 경구로 자리 잡고 있다. 야구는 시간제한이 아닌 아웃카운트 싸움을 벌이는 스포츠인 까닭에 다른 스포츠보다 마지막까지 역전승과 역전패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는다. 역전승을 꿈꾸고, 역전패를 차단하기 위한 기술과 전략 싸움. 그만큼 역전승에 대한 희열은 크고, 역전패의 아픔은 쓰리다. 역전승과 역전패가 야구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보다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재미도 없다. 올 시즌 프로야구 9개구단의 드러난 역전승과 역전패의 경제학을 풀어본다.
18일까지 가장 많은 역전승을 거둔 팀은 삼성과 NC다. 두 팀은 선취점을 허용하고도 28차례나 역전승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26차례 역전승을 거둔 넥센이다. 역시 3강답게 먼저 점수를 내주고도 승부를 뒤집는 힘이 컸다. 반대로 역전패를 가장 잘 당하지 않는 팀으로 나타났다. 삼성은 역전패가 12패로 가장 적었고, 넥센은 삼성 다음으로 역전패(14패)가 적은 팀으로 나타났다. 이들보다 수치가 많이 올라가긴 하지만 NC도 22패로 뒤를 이었다. 단독 선두를 질주하는 삼성은 역전승과 역전패 차이가 +16으로 이 부문에서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넥센은 +12, NC는 +6으로 집계됐다.
선취점이 아닌, 5회를 기준으로 역전승과 역전패 비율을 보면 넥센이 최강이었다. 오히려 삼성보다 강했다. 넥센은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 11승32패1무로 승률 0.256을 기록했다. 9개 구단 중 최고의 역전승 횟수와 비율이다. 반대로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48승4패0무(0.923)로 역시 1위였다. 5회까지 뒤진 경기는 화력으로 뒤집고, 5회까지 앞선 경기는 불펜의 승리방정식으로 가장 잘 막는 팀이라는 뜻이다.
● 중하위권 팀들의 뒤죽박죽 역전극
올 시즌 중하위권 싸움은 그야말로 예측 불허다. 전력이 불안정하다보니 연승과 연패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역전승과 역전패가 잦다. 특히 LG와 롯데는 올 시즌 가장 많은 29차례 역전패를 당해 눈길을 모은다. 선취점을 승리로 연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롯데는 역전승이 20차례여서 역전승패 차이만 놓고 보면 -9로 가장 많은 손해를 봤다. LG는 SK와 함께 -7을 기록했다. LG는 지난해 역전승 35차례로 1위였고, 역전패는 26패(6위)에 불과했다. 올해 전력이 불안해졌다는 방증이다. 그나마 양상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15역전승, 16역전패로 안정을 찾아가는 점이 위안이다. KIA는 역전승 18회로 가장 적은 팀으로 나타났다. 반면 역전패는 24차례로 -6을 기록 중이다. 두산은 23승23패로 역전승패 차이가 균형을 이뤘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