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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동의 필수” “파행 책임질건가”… 野의총 4시간 격론

입력 | 2014-08-20 03:00:00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담판… 설득… 여야 숨가쁜 하루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19일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우여곡절 끝에 재합의안을 도출해 냈지만 새정치연합 강경파 의원들은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긍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해 진통을 겪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유가족들과 계속 대화해 결정하겠다”며 추인을 유보했다.

○ 박영선, 당내 의원들 설득에 주력

새정치연합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이 원내대표와의 최종 담판을 앞두고 당내 의원들을 그룹별로 만나 의견을 수렴했다.

오전 8시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 전직 대표 및 원내대표 등과 조찬 모임을 가졌다.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며 협상 경과를 설명하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한다. “만약 (세월호 특별법) 협상이 결렬되면 어떻게 하면 좋겠나”라는 질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찬 회동 직후엔 국회 의원회관으로 이동해 세 차례 연쇄 간담회를 갖고 50여 명의 의원들을 만났다. 이달 7일 여야 원내대표 첫 합의 당시 “당내 의견 수렴이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에 부닥쳤던 것을 염두에 둔 듯했다.

박 위원장은 오후 3시 반 여야 원내대표가 최종 담판을 벌이기로 한 국회 본관 2층 귀빈식당에 나타나지 않았다. 합의문을 들고 귀빈식당으로 움직이려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반대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것. 박 위원장은 국회 본관 1층 원내대표실에서 의원들과 1시간가량 숙의했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 담판은 오후 4시 반 시작됐고, 1시간 10여 분 논의 끝에 최종 합의를 이뤄냈다.

○ 4시간여 진통 끝에 ‘추인 유보’

새정치연합 박 위원장은 오후 6시 의원총회를 열어 재합의안 추인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후 7시 반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이 ‘재합의안 반대’를 밝히자 의원총회장은 웅성거렸다.

강경파 의원들은 “유가족이 반대하는 안을 추인하기 어렵지 않으냐”고 반대했다. 은수미 의원은 의원총회에 앞서 “유족의 동의 없이 (재합의안) 추인은 없다”고 반발했다. 은 의원은 트위터에서 “지난 의원총회(11일) 때 분명 합의했다. 세월호 특별법은 유족 동의가 전제조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중도파 의원들은 “이번에도 추인하지 않으면 새정치연합은 국회 파행의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윤석 의원은 “오늘은 반드시 추인해야 한다”고 외쳤다.

의원총회에는 소속 의원 130명 가운데 90여 명이 참석했다. 30명이 발언에 나서 저녁도 거른 채 4시간 넘게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의원총회장에는 과자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의원총회는 재합의안을 추인도, 거부도 하지 않는 ‘유보’라는 형식의 어정쩡한 형태로 끝이 났다. 한정애 대변인은 “유족과 국민에게 합의사항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는 “추인을 하는 쪽으로 노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완구 “추인 안하면 자리 내놓겠다”


새누리당은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추인 절차가 이뤄졌다. 오후 5시 40분경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문을 발표한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원내대표는 합의 내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의 내용을 추인해 주지 않는다면 물러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김진태 의원은 “특검 추천권을 갖고 있는데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그건 추천권이 아니지 않나”라며 반발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무성 대표는 “집권여당은 국정에 대한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반대 의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우리는 풀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며 추인을 독려했다. 오후 6시 반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로 재합의안을 추인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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