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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수수료 20% 카드깡’ 열달새 2억 챙긴 가족

입력 | 2014-08-20 03:00:00

급전 원하는 657명에 14억 융통… 여동생-처제와 공모한 40대 구속




‘급전 필요한 사람.’

생활정보지에 게재된 광고 속 이 한 줄의 문구는 당장 쓸 돈이 급했던 직장인 이모 씨(40)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고 속 전화번호로 연락하니 박모 씨(44)가 카드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며 “카드깡(카드로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방식)을 해줄 테니 결제금액의 15∼20%를 수수료로 내라”고 요구했다.

이 씨는 수수료가 높아 망설였지만 빨리 돈을 얻기 위해 카드번호를 알려줬다. 박 씨는 이 씨의 카드로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400만 원어치를 결제해 현금화한 뒤 수수료로 80만 원을 챙겼다. 박 씨와 박 씨의 여동생(43), 처제 김모 씨(41)는 사전에 인터넷 쇼핑몰과 수산물 유통회사 등 3개 업체에 카드 가맹점을 개설해주면 카드 대금 3%를 수수료로 준다고 한 뒤 이들에게 무선신용카드 단말기와 현금인출카드를 받아놓은 터였다.

박 씨 일당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657명에게 카드를 받아 1023차례에 걸쳐 허위 결제를 한 뒤 돈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14억3000여만 원을 융통했다. 그 과정에서 이들이 챙긴 돈은 2억여 원. 서울 양천경찰서는 19일 박 씨를 불법으로 현금을 유통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구속하고 여동생과 처제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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