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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전화 안받으면 화면 잠기는 앱 나와

입력 | 2014-08-20 03:00:00

美주부, 10대 아들 길들이려 개발… 학부모들 “천재적 작품” 극찬




걸프전에 참전했고 킬리만자로 산도 정복한 미국의 한 ‘억척 엄마’가 자녀의 스마트폰을 원격 통제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했다. 학부모 소비자들은 “간절히 꿈꿔 왔던 앱”이라며 크게 환영하고 있다.

18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 주에 사는 샤론 스탠디퍼드 씨는 자녀 전화기를 원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고 자녀가 이를 해결하려면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암호를 알아내 입력해야 하는 ‘더이상 무시하지 마(Ignore No more)’ 앱을 개발했다. 이 앱은 안드로이드폰에서 구동되고 구글플레이에서 1.99달러(약 2000원)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 앱은 스탠디퍼드 씨의 10대 아들이 엄마를 ‘무시’하는 바람에 탄생했다. 스탠디퍼드 씨는 “아들에게 하루 종일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냈지만 대답이 없는 날이 많았다. 화가 나서 전화를 안 받으면 전화를 아예 잠가 버리는 앱을 만들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잠겨버린 자녀 스마트폰으로는 지정된 보호자 전화나 911 같은 응급전화밖에 안 걸린다. 이 앱의 설정을 바꾸려고 하는 등 원격통제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자녀들의 모든 시도는 곧바로 부모에게 e메일을 통해 알려준다.

스탠디퍼드 씨는 정보기술(IT) 문외한이었지만 몇 달간 전문가들과 앱 개발에 매달렸다고 한다. 그의 남편은 “한번 마음먹으면 뭐든 해내는 사람이어서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앱에 학부모들은 “천재적 작품”이란 극찬을 쏟아냈다. 한 소비자는 “기술적으로 개선할 여지가 있지만 이 앱의 탄생만으로도 아이들에겐 ‘큰 위협’이 된다. 앱을 아직 깔지 않았는데도 요즘 딸이 내 전화를 아주 잘 받는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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