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사진)이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틀째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문 의원은 전날 오전 이곳을 찾아 37일째 단식 중이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영오 씨(유민 아빠)에게 자신이 대신하겠으니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권유했으나 거절당하자 김 씨 옆에서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에 돌입하는 심경을 남겼다. 글은 19일 처음 작성했으나 이날 일부 수정했다.
그는 "교황님이 우리 사회에 불러일으킨 위로와 치유의 감동을 보면서, 우리 스스로는 왜 우리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지 못하는지 자문하고 반성을 하게 됩니다.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 특히 37일째(19일 기준)를 맞는 유민 아빠 김영오 님의 단식은 당장 중단돼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의 극한적인 아픔을 우리가 깊은 공감으로 보듬어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치유해주기는커녕 고통을 더한다면 그것은 국가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이루고자 하는 특별법 제정으로 진상규명,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거기에 고통이 요구된다면 그 고통을 우리가 짊어져야 합니다"고 적었다.
문 의원은 "그러기 위해 저는 단식에 들어갑니다"며 "김영오 님을 비롯한 유족들의 단식 중단을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제가 대신하겠습니다. 김영오 님을 살려야 합니다"며 글을 맺었다.
한편 세월호 참사 희생자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는 단식 38일째인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 아니면 의미 없습니다. 의원님들 수사권, 기소권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제대로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을 갖다 주세요"라며 "제대로 된 특별법 통과되면 그때 기쁘게 밥 먹을 거에요"라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