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현 4단 ● 박영훈 9단 16강전 2보(20∼45)
흑이 27로 두 칸 벌리며 압박하자 백은 28로 중앙으로 나간다. 흑에게 이곳을 막히면 답답하기 때문이다. ‘중앙으로 뛰어 악수 없다’는 바둑 격언 그대로다. 29로 붙이자 30으로 슬쩍 비켜서 받는 나현 4단. 참고 1도처럼 백 1로 젖히면 흑 2로 끊을 것이다. 흑 12까지 백에게 선택을 강요한다. 약간의 실리를 내주고 크게 세력을 쌓은 흑이 유리해 보인다. 그래서 나현은 이 그림 대신 30으로 비켜선 것.
36은 좋은 감각. 좌변 흑을 삭감하면서 상변 백 진영의 폭을 넓히는 일석이조의 수.
45는 확실한 수. 참고 2도처럼 흑 1로 한 칸 뻗을 수도 있다. 백 2로 뛰어들어오면 흑 3을 선수하고 흑 5로 두어 잡으러 간다. 하지만 백 ‘가’ 등으로 두었을 때 확실히 백을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맛이 남아 있다. 박영훈 9단은 이런 모험을 좋아하지 않는다. 확실하게 45를 선택한 이유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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